오지영/부산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사용자중심의 노인의료복지시설 치유환경계획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부양비 부담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노인인구를 케어하고 치료할 수 의료기관의 수도 필요로 하고 있다. 2017년 기준, 노인복지시설은 7만 6371천 곳 이었으나 5년만에 17%(13,272곳)가 증가하였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노인시설은 점차 세분화되어 단기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케어안심센터부터 장기 요양시설까지 고령자의 치료와 돌봄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시설이 증가될 것이다.

그렇다면,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를 돕고,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노인 의료복지시설의 환경에 대한 많은 연구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실제 공간사용자인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노인 의료복지시설의 출입이 쉽지 않아 현장 조사가 매우 어렵다. 또한, 노인 의료복지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고령자 특성상 일대일 설문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되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노인 의료복지시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노인이 살기에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우리사회가 점점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 그리고 나와 나의 자녀까지도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환경들이 조성되어야 한다.

국외에서는 노인 의료복지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그 중 중국의 Residential Care Facility(이하 RCF)에 입소한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RCF 환경에 대하여 조사한 연구가 있다(Jingyi(2022)). 이 연구에 따르면 RCF에 입소한 노인들은 빛환경이 일상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응답하였다. 여기서의 빛환경은 자연광 뿐만 아니라 인공조명도 해당된다. 적절한 조명은 안정감과 긍정적인 심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쾌적한 조명환경의 계획이 고령자 대상 시설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1,200lux 이상의 지나치게 밝은 조명은 오히려 편안함을 저해하므로 800~1,200lux 사이의 조도가 적절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노인들은 노화로 인하여 청력이 저하된다. 그렇기 때문에 청력이 예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 RCF 거주하는 노인들은 음향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5~65dB 사이에서 가장 편안한 음향환경이라고 응답하였으며,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커뮤니티 공간, 복도 등)에서의 지나친 음향은 소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공용공간에 차음, 방음을 위한 환경계획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노인들은 습도, 풍속 등의 요소보다 온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며, 실내온도가 약 24℃ 일 때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들은 자연광으로부터 오는 복사온도에 대해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에 따라, 노인의료복지시설을 계획할 때, 자연광을 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자연광으로부터 오는 복사온도를 잘 저장할 수 있는 난방시설 및 단열시설도 중요할 것이다.

환경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빛환경, 음향환경, 열환경에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노화로 인해 성인보다 연약한 신체조건을 가진 노인들이 느끼는 적절한 빛, 음향, 열환경의 구체적인 조건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늘 소개한 연구가 앞으로 노인의료복지시설의 환경계획에 소중한 자료로서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