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감사로 가득한 봉사활동
도민칼럼-감사로 가득한 봉사활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2.14 13: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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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감사로 가득한 봉사활동

우리 대학이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라오스 해외 봉사를 지난 연말에 다녀왔다. 매해 진행되던 봉사활동이 COVID-19로 약 3년 정도 중단되었다. 3년이면 짧지 않은 시간이나 막상 다시 가보니 그때 모습이 그대로 있었다. 같이 봉사활동을 돕던 라오스 현지인들도 다시 만났고 열흘 남짓 되는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치과와 내과 의료활동, 헤어커트, 교육 활동 영역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외여행으로는 하지 못하는 봉사 체험이기 때문에 실제로 해외 봉사 프로그램을 다녀온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라오스 마을 공동체에서 체감하는 만족도 역시 높다. 의료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곳까지 진료와 약 처방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들과의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도 귀한 체험이다.

우리의 봉사활동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을 공동체에서 솥을 걸고 점심 식사를 직접 만들어주었다. 봉사활동을 이른 아침에 시작하면 저녁 식사하러 숙소에 올 때까지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봉사활동 장소가 시내에서 차로 약 한 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외딴 마을이기 때문이다.

50∼60명 정도의 봉사자들을 위해 마을 봉사 장소 초등학교 한편에 마을 사람들이 솥을 걸고 숯을 사용하여 식사를 지어주었다. 물론 들어가는 비용은 봉사활동 경비로 지출되지만, 음식의 질은 도시락에 비교할 수 없이 좋았다. 또한, 급식제도가 없는 초등학교 학생 100여 명에게도 따뜻한 점심 식사를 함께하도록 우리 대학에서 의뢰하였다. 그러다 보니 한 끼 식사를 따뜻하고 풍성하게 나누게 되었다.

정성을 담은 음식은 긍정의 힘을 준다. 그런 음식을 먹고 나면 힘들었던 마음이 펴지며 온몸에 에너지가 돈다. 봉사 기간 중 지역민들의 정성 가득한 식사 덕분으로 우리는 건강하게 일정을 잘 마칠 수 있었다. 봉사 마지막 날 마을에서 전통 행사로 ‘바씨’를 열어 찹쌀밥, 삶은 계란을 손에 쥐어주고 손목에 실타래를 묶어주며 돌아가는 여정의 안전을 빌어주었다.

경제적인 가치로는 매우 적으나 우리가 마음속에 받아 온 에너지는 매우 크다.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과 그들이 우리에게 나누어준 것은 높낮이가 없으며 따뜻한 음식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서로 주고받았다. 언어가 통하지는 않지만, 눈짓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따뜻한 식사를 나눠 먹은 것으로 충만한 교감의 시간이 되었다. 먼 타지 빈국에 사는 지역민에게 눈에 보이는 물질을 나눠주러 갔으나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한 힘을 잔뜩 품고 돌아왔다. 받아온 에너지는 새해의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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