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수해 인재 논란
되풀이되는 수해 인재 논란
  • 김영우 기자
  • 승인 2011.07.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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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진주를 비롯한 경남도내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집중호우가 내려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이번 폭우 피해를 보는 시각도 주민과 당국간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관계 당국은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천재(天災)라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수방대책과 국토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와 지자체, 관련기관의  무책임 행정이 피해를 키운 인재(人災)라고 비난한다.
이번에 진주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만 해도 해당 주민들은 당국의 무관심과 무대책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당국은 최선을 다했지만 너무 많은 비가 오는 바람에 빚어진 불가항력의 사태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번 진주지역의 집중호우로 대곡과 집현 지역의 시설하우스와 농경지가 범람한 홍수에 침수되면서 농사를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하천이 역류해 50㏊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서 재배중이던 파프리카 농사를 망친 대곡면 덕곡리 주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 진산지사가 건설중인 배수펌프장 공사가 진척이 늦어지는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며 공사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남강이 범람해 농경지 침수와 마을까지 고립됐던 지수면 용봉리 동지·안계마을 주민들도 진주시청을 항의방문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진주지역에서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풍수해를 지켜보면서 과연 하늘만을 탓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지만 당국의 대책은 언제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다. 대곡면 덕곡리만 해도 벌써 지난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때도 한차례 큰 피해를 입으면서 주민들이 당국에 대책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집현 용봉리도 10여년전부터 지역주민들이 국토관리청에 제방축조를 수십차례 건의해 온 터여서 이번 피해를 당하고 더욱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당국의 무대책이 도마에 올라 비난이 쏟아져도 시간만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그만이다. 수해만 나면 당국의 높은 분들이 피해지역을 돌아보고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한다. 이에 따라 피해 복구 예산을 내서 적당히 피해 주민들을 무마한다. 수해 복구 예산도 시민의 혈세이고 보면 당국의 부실 관리에 따른 피해를 해마다 국민들이 물어내는 셈이다.
온난화로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더욱 심해지면, 그로 인한 이상기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기상이변에 대비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와 지자체의 가장 큰 책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는 하늘만 탓하지 말고 수해를 막기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재난으로부터 국민과 주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가장 큰 임무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실천이 뒤따라야 함은 당연하다. 피해가 발생한 그 순간에만 대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목소리를 키우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잊어버리는 과거의 잘못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해를 막는 근본 수해 정책이 추진돼 더 이상 물난리를 겪는 주민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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