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상남자가 되어보자
아침을 열며-골프 상남자가 되어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07 14:4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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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상남자가 되어보자

해마다 3월이면 되풀이되는 것들이 있다. 교정에는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붐비고 볕 좋은 곳의 매화(梅花)는 봄을 알린다. 매화를 들먹이니 인근 도시 광양은 이번 주부터 ‘제23회 광양 매화축제’가 시작된다.

3월 8일부터 17일까지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매화가 오니, 봄이 피었습니다’라고 작게 쓰여진 매화 축제 홈페이지 부제(副題)가 더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에도 내방객들로 붐빈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골프를 접하면서 골프 상남자(上男子)와 상여자(上女子)가 되어보고자 의지를 다져본다.

‘상남자’라고 하면 ‘아주 남자다운 남자/남성미가 넘치는 남자 중의 남자’를 말한다. 여성의 경우는 ‘상여자’는 ‘여성미가 넘치는 여자 중의 여자 혹은 당찬 매력을 지닌 여자’로 정의된다(네이버 지식백과 대중문화사전).

만약에 이에 상응하는 반대말이 있다면 ‘진상(進上: 못생기거나 못나고 꼴볼견이라 할 수 있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에서 ‘진상’이라고 하면 ‘상남자나 상여자’와는 부정적 의미로 비교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서 연습이나 라운드를 하면서, 그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그리고 온몸으로 용쓰면서 진상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상남자나 상여자가 되고 싶은가! 물어봤자 입만 아픈 꼴이지만 아마도 누구나 상남자나 상여자가 되고 싶을 것이다.

상남자와 상여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는 뭐가 뭐니 해도 매너(manner:행동하는 방식이나 자세)를 지키는 것이다. 요즘의 골프 입문은 스크린골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몇 사람이 어울려서 스크린골프를 즐기다보면 어느 날 의기투합(意氣投合) 되어 스크린골프는 심심하니 어쩌니 하다가 바로 9홀(정식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의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되기 쉽다.

독학이든 지인의 도움이든 대충 골프공을 칠 수 있는 요령만 배우고 스크린골프를 즐기다가 막상 골프장을 가면 골프장에 어울리는 매너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캐디(caddie: 경기도우미)를 만나게 되어 서로 기가 막힌 일들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처음 시작하기 위한 티샷용 티(tee: 골프에서 공을 올려놓는 대(臺)로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듦)를 꽂지 못하는 경우나 전혀 엉뚱한 곳으로 에이밍(aiming: 조준점을 맞추어 겨냥하는 일)하여 캐디를 놀라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냐하면 스크린골프에서는 자동으로 공과 티가 올라오기 때문에 따로 티를 꽂을 필요가 없고 방향도 모니터와 매트가 알려주기 때문에 채를 들고 휘두르기만 하면 되었다. 이 밖에도 골프장에서의 기본적인 시작에 대한 매너는 숙지하고 골프장을 드나들었으면 한다. 두 번째는 전체적인 진행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라운드의 소요 시간은 중간 그늘집의 휴식을 포함해서 4시간~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물론 개인의 기량이나 구력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캐디와 동반자가 보조를 맞추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투볼(two ball) 플레이를 한다든지 자기 마음대로 멀리건(mulligan: 골프에서 잘못치게 되어 벌타 없이 다시 한번 치게 하는 것)을 사용한다든지 혼자서 유유자적(悠悠自適) 즐기면 경기 진행 속도에 방해를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게 매너다.

따라서 앞뒤 팀의 진행을 살펴서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캐디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캐디는 경기도우미다. 자기의 비거리(飛距離)를 알고서 적당한 채를 골라서 치면 되는 것을 일일이 캐디에게 몇번 채를 갖다달라고 하는 사람이 허다하며, 30~50m 남은 짧은 거리에서도 거리를 물어보거나 심지어는 그린에 공이 올라가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그린에 공이 올라가면 본인이 공 확인 후 마크를 하고 집어 들어서 닦고 다시 에이밍을 하고 놓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캐디가 다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참으로 진상이다. 만약 내기(bet)라도 한다면 그때도 그럴 것인가!

골프장에도 봄이 왔다. 진상이 될 것인가 아니면 상남자와 상여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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