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의 단상-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2)
전원생활의 단상-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20 11: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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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원/수필가
공성원/수필가-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2)

우주는 어떠한가. 갈릴 레오가 지동설을 옹호하여 교황청 종교재판을 받았을 때가 불과 400여 년 전이다. “태양이 세계의 중심이며 움직이지 않으며 지구가 세계의 중심이 아니고 움직인다는 지동설”을 완전히 버리겠다는 서약을 한 이후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이 유명하다.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라 하고 지구와 태양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400년 전이라 하면 인간은 한참이나 아는 것이 없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우주 전체도 계속 평창 되고 우리가 속한 은하계마저도 우주 일부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내가 몇 달을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였다. 아프면 주위에서 명약과 명의를 많이 소개 한다. 환자는 이런 충고를 쉽게 받아들이고 여기저기 좋다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다 병은 악화되어 서울 대학병원에서 영상 촬영(MRI)을 해 보니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고 수술을 하고 회복 단계에 있다. 종종 사람들은 보이는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경향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고 싶지 않은 명의(名醫)의 아집이 작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보이지 않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최신 의학 기기에 의존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지하고 경험하는 보통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의 현상들도 있는가 하면 존재는 하나 과학적인 수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을 할 수밖에 없는 원자나 분자, 미생물의 활동 같은 미시세계도 존재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거나 관찰이 어렵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님을 안다. 같은 논리로 사람이 진정 추구하고 갈구해야 하는 인간의 내면적인 가치들은 볼 수도 없고 물리적인 실체도 없으나 분명 존재를 하면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종교적 신앙의 세계도 보이지 않는 어떤 대상을 믿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점차 종교와 충돌하거나 부정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이는 옳은 접근이 아니다. 존재는 하나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영원히 인간의 두뇌로 접근할 수 없는 세계일 것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것은 영적 경험에 의한 것이고 물리적, 과학적 근거로 증명할 수 없지만, 믿는 자에게는 실상(實相)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사물의 외적 모습만으로 그 자체를 알 수 없다. 외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그것의 일부에 불과하며, 내면적인 세계나 본질은 종종 비밀스럽게 숨겨져 있다. 보이는 모습에는 내적인 감정, 생각, 경험 등을 반영해서 나타내지 못하며 쉽게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과 살아온 배경을 갖고 있으며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 것이니 어찌 보이는 것만이 전부이겠는가. 꽃망울을 퍼트리는 봄날에 양지바른 곳에 앉아 명상과 묵상으로 미지(未知)의 세계로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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