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실 안 쓰는 한국인의 칫솔질은 후진국 수준
치실 안 쓰는 한국인의 칫솔질은 후진국 수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1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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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용/뉴연세치과 원장

개원 치과의사로 10여 년 이상 진료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 하는 경우가 거의 없구나 하는 우울한 확신이다.


특히 얼마 전 보건복지부의 구강관리 현황 조사 결과를 보고 우리나라 국민의 칫솔질 수준이 OECD 국가 최저수준으로 거의 후진국 수준임을 재확인하고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의 칫솔질 빈도와 비율 자체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치과에서 경험한 바로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충치나 잇몸질환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건강관리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에 비해 2010년 치과 외래진료 빈도가 크게 상승한 질환 중 하나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다. 무려 8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칫솔질 빈도가 선진국 수준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된 걸까.
사실 칫솔질 자체만으로는 입 속 플라그(치태)를 기껏해야 50% 정도밖에 제거할 수 없다. 이처럼 칫솔질 자체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반드시 병행해서 사용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구강 양치액까지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치약 사용 대비 치실 소비량이나 치약 사용 대비 구강 양치액 소비량이 우리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칫솔질 외에 치실이나 구강 양치액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치약 사용 대비 치실 소비량은 창피스럽게도 거의 제로(0)다.

바로 이런 차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구강 관리수준은 다음과 같이 열악하다.
첫째, 한국인의 구강건강 관리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저다.

둘째,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1인당 평균 충치 경험 개수는 3.3개로 세계 평균인 1.61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

셋째, 우리나라 성인의 70% 이상이 잇몸질환을 앓고 있고, 국민의 충치 경험도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충치가 문화적 질병이라고 할 정도로 당분 섭취가 상승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는 구강관리 기술과 인식의 발전으로 억제시킨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치약 사용량이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라는 점이다. 맥킨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치약 소비량이 많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높다.

한국인의 1일 칫솔질 횟수도 2.35회로 일본의 1.97회에 비하여 많지만, 일본에 비해 한국인의 구강상태는 나쁘다. 이는 구강건강을 위해 한국인들은 오로지 칫솔과 치약에만 의존한 결과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칫솔질만큼 자연스럽게 일상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치실을 사용한다고 해서 치아가 벌어지는 일은 결코 없으니 열심히 사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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