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디카시 광장-출산 공약
수요 디카시 광장-출산 공약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26 13:59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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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구수영/시인
디카시_송미경/시인

출산 공약

 

요즘 애 낳으면 일억도 준다는데

60을 넘긴 이모님
대리모라도 안되겠나 싶었는데
손주는 감감하고 폭풍 성장하는 꼬물이들
사료값만 나가겠구나

_송미경



<해설>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요. 말과 글, 춤이나 노래를 통해 표현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디카시’도 한몫합니다. 오늘 디카시는 출산에 관한 이야깁니다. 귀여운 강아지 일곱 마리, 보고 또 봐도 흐뭇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지요. “3자녀를 3년 터울로 낳고 35살에는 단산하자”,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이것은 1961년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주요 ‘산아제한’ 표어입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라고요?

제가 첫아이를 낳던 1995년 제 지인은 셋째를 낳았는데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았지요. 당시 셋째는 의료보험 혜택 이 안 됐거든요. 그 친구들이 올해로 만 29세가 되는데 지난 29년 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낮은 출산율로 인해 국가소멸론까지 거론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 기업, 종교단체까지 합세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출산 장려를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숩니다. 진돗개 새끼 일곱 마리 앞에서 손주 소식을 기다리는 언술 속 이모님의 마음이 읽어지나요? 사진과 언술이 만나 애타는 마음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디카시는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며 사람들과의 소통입니다. 이모님께 반가운 소식이 오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글_구수영/시인

 

 

 

송미경 시인
* 충남당진출생
* 2018 ‘시와문화’로 등단
* 한국디카시학회 회원
* 물앙금시문학회 회원
* 서양화가

 

 

 

구수영 시인
* 2018 계간 ‘시와편견’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출간
* 시집 ‘붉은 하늘’ 외 공저
* ‘제1회 한국자유문학상’, ‘시와편견 올해의 작품상’ 등 수상
* 시를사랑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한국디카시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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