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다른눈으로 세상읽기-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
김성진의 다른눈으로 세상읽기-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27 14: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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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

진주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여기서 문화는 무엇이고 예술은 무엇일까. ‘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이 되는 행동 양식이나 정신적 소산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술이란 무엇일까. ‘예술’의 사전적 의미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예 등이 있다. 이런 문화예술이 우리 삶에 필요한 이유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먼저 문화예술의 탄생을 보면 필연적인 구조가 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예술은 무한하다는 말처럼 예술은 인간에서 비롯되었지만, 인간과 정반대의 구조를 지닌 아이러니의 산물이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세계를 살아가는 목적으로 예술이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물론 유한한 삶이 끝나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술은 정신으로 문화가 되어 남는다. 그래서 예술은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초월적인 도구인지 모른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적 심미안이 발전한다는 것은 곧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은 세계의 본질에 닿게 하는 매체이며, 그러한 예술을 통해 우리는 현실의 경험을 확장하여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예술이란 그래서 아름답고도 우아한 인간의 절대정신에서 비롯된 산물이다. 팍팍하고 고단한 삶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건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살아가는 것에만 몰두하는 삶은 너무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삶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꽃을 보고 미소를 짓는 심성을 가진 인류에게 사랑만큼 값진 가치는 없을 것이다. 인간만이 그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예술이라 행위로 표현된다. 온갖 계산속에 머리가 어지러워도 모든 걸 떠나서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하듯 예술이 있어서 인간의 삶은 행복한 것이다.

일상을 힘겹게 쫓기며 살아가는 현대 생활에서 책 한 권 읽거나 음악 한 곡 듣거나 그림 한 점 감상할 여유를 찾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예술 장르는 취향의 문제이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라면 무엇이든 좋다. 그런 여유를 찾는다면 그 사람의 심성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남들에 대한 미움과 증오의 감정으로만 들어차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간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인가, 아니면 즐겁게 놀기 위해 태어난 것인가,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일도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한다는 것이다. 밀린 숙제처럼 일 자체를 더 하기 위해 일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현대인은 마치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일에 파묻혀 산다. 그처럼 우리는 본의 아니게 일중독 상태가 되어있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우리는 마치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느새 문화로 굳어지고 있다.

다행히 예술은 자기도 모르게 기계화되는 인간에게 각성을 준다. 그래서 예술은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한다. 가시적 경제 가치를 따질 때 문화예술은 효율성이 없다. 수치나 양으로 성과가 측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생활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예술에는 감동이 있다. 행복도 있다. 예술은 기계화된 사람에게 중요한 삶의 질을 올려준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의 본성을 ‘놀이하는 인간’으로 정의했다. 그처럼 예술은 삭막한 사회적 분위기를 치료해 주고 인간의 본성을 되찾아주는 매개체가 된다. 당장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더라도 국가는 문화예술 사업에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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