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장경축전’인가
왜 ‘대장경축전’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1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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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언론학 박사·대장경축전 홍보마케팅팀장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에 보관중인 팔만대장경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비, 도비, 군비, 자체수입 등 총예산 144억 규모의 국제행사로 9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대장경축전’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천 해인사에 보관중인 대장경은 1962년 국보 32호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또 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은 국보 52호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처럼 대장경판 자체와 이를 보관하고 있는 장소가 동시에 국보와 유네스코에 지정된 것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법보전과 수다라장)은 천년의 세월을 이어오면서도 거미줄 등 벌레 한 마리 없으며, 장경판전 위로는 새들도 날아다니지 않을 정도로 신기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상단과 하단의 살창 크기를 달리하여 자연통풍이 우수하다. 1000년 동안 목재의 뒤틀림도 없이 온전하게 보관되어 있으며, 바닥은 깊이 땅을 파서 숯, 찰흙, 모래, 소금, 횟가루를 뿌려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유통이 원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가 건물을 다시 짓는다 해도 설계를 바꿀 필요가 없을 정도의 완벽한 건축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축제의 이름도 정확하다.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에서는 페스티벌(Festival)을 축제(祝祭)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장경은 축전(祝典)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2~3년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엑스포(Expo)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한편에서는 축제(祝祭)라는 의미는 축하와 제사라는 것인데, 우리 민족은 축하하는 일에 제사를 지내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 축제(祝祭)는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식민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축제(祝祭)보다는 축전(祝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대장경축전은 형식의 정확함과 콘텐츠의 독창성을 갖고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위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5D 입체영상관과 대장경신비실은 물론 내적 가치로서 호국사상과 국민대통합,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갖춘 축전으로 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외형적 가치로는 과학성과 지혜의 전파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대장경의 현재적 의미를 부여하면 첫째, 대장경은 불교 경전은 물론 13세기 중엽의 역사 및 문화를 밝힐 수 있는 문화원형이다. 당대의 역사와 문화, 출판, 인쇄, 서지학 등 다양한 학문연구와 고려왕조실록 복원의 원천 텍스트로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몸짓시대, 벽화시대, 그림시대, 문자시대, 영상시대로 변화 발전한 과정에서 팔만대장경은 인류가 기억의 시대에서 기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상징인 것이다 셋째, 대장경은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자 민족문화의 정수이다. 1236년에 조각한 판각이 77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판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이롭기까지 하다. 넷째, 대장경은 불교를 넘어 우리 민족의 통합의식이 담겨진 문화유산이다. 13세기 중엽 잔혹한 몽골침입과 최씨 무인의 파행적인 정권 운영으로 인해 고려왕조 개국이래 최대 위기를 겪던 시기에 외적 퇴치를 염원, 실천하기 위해 16년 동안 국가사업으로 조성된 민족문화의 유산이다. 나아가 팔만대장경은 중국 및 한역 대장경의 경전 전체 구성 체계와 경전 내용을 총집결시킨 문화유산이다.

이와 같이 대장경은 우리민족의 자부심이자 세계적인 브랜드를 가진 국보이다.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되는 대장경축전을 통해 지역민의 참여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길 소망하며,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축적할 수 있길 기대한다.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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