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앗 된다
말이 씨앗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6.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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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출근하여 일상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무의식(無意識)적으로 한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그동안 숙달된것이 무의식 속에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자동적으로 꺼내 쓴다. 이 무의식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 마음이 들떠있어 삿된 쪽으로 기울이면 순식간에 타락의 길과 불행 속으로 빠져든다. 마음을 잘 단속하여 꾸준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도록하라.

삿된 생각을 바른 생각으로 바꾸지 않으면 탐욕(貪慾)에 빠져들게 되어 예상 밖의 삶으로 접어들게 된다. 마음은 늘 정처 없이 떠돈다. 시시각각 외부를 향해 더 크고, 더 아름답고 더 좋은 것, 더 멋진 이성, 돈과 명예를 찾아 헤매며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이 요망한 마음을 잘 다스려서 자신의 언행이 요람(搖籃)에서 무덤까지 일치한 사람이 되어야한다.

자기혼자 주장하는 일치가 아닌, 남들이 인정하는 언행일치 자가 되어야 한다. 출근 때 각오는 퇴근 때까지 일치해야하고, 앞에서 깍듯이 인사했으면 뒤에서도 깍듯해야한다. 부하에게 호랑이면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는 기죽지 말고 거부할 줄 알아야한다. 집에서 홍두께는 나가서도 해머가 되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이중인격자이다. 자신의 결심에 따라 언행일치 자가될 수도 있고 이중인격자가 될 수도 있다. 찰라 에 생멸하는 이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남들의 흠만 바라보는 것이 망상(妄想)이다.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명상(瞑想)이다. 속 좁은 밴댕이는 자기밖에 모른 고집불통의 망상 쟁이다. 항상 내가 최고이고, 너는 틀렸다며 고함이나 지른 다혈질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기 싫은 것은 안 보이는 색맹(色盲)이자 망상 쟁이다. ‘안 돼’ ‘에잇’ ‘콱’ ‘몰라’이런 말을 사용한 다음의 행동은 안 봐도 뻔하다. ‘그래’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잘 될 거야’ ‘멋있어’ ‘좋아’ ‘귀하신분’ 이런 말을 자주사용한 사람이라야 전망이 밝다. 지금 내뱉는 그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된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기에 아무도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행동이 나의 미래가된다. 고운 말사용을 습관화하라.

사람들은 흔히 내 맘을 몰라준다며 한탄한다. 상대가 내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얼마나 상대의 말에 귀를 활짝 열어주었는지 생각해보라. 마음이 혼란스러우면 진실성 없이 가볍게 말하고 성의 없이 흘려듣게 된다. 내가먼저상대의 말에 귀 기울려 들어주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바른말, 고운 말, 질서 있는 행동으로 살아가자. 돌배도 맛들일 탓이다.

고운 말 쓰는 것이 처음은 어색해도 연습과정에서 차차 재미도 붙고 점차로 익숙 된다.
항상 순한 언어사용으로 작은 감동의 물결이 일렁이도록 하라. 나의 잘못된 언행을 방치하면 결국 나 자신을 망가뜨린다. 고름이 살 되지 않는다. 쇠(鐵)에서 생겨난 녹(綠)을 방치하면 끝내 그 녹이 쇠를 먹어치운다. 살아있는 한 끈임 없이 내면의 녹인, 악습(惡習)을 망설임 없이 제거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못 고칠게 없다. 오늘이자신의 나머지 인생 중, 가장 젊은 날이다. 그리고 오늘이 자신의 나머지인생의 첫출발 날이다. 첫출발부터 우렁차게 하라. 시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한다. 어제 죽은 사람이 하루만 더 살았으면 하고 애원하던 날이 바로오늘이다. 노예는 시키는 대로한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하면 마음의 노예이다.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이 공부이고, 수행이다. 이순간의 마음가짐이 평생을 좌우한다.

온 힘을 다하여 마음의 녹을 닦아내어 건전한 삶을 향해 맹렬히 도전하라. 자신을 좀 더 멋지게 개조하여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꼭 필요한 인물이 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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