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사랑니에 새생명 ‘자가치아 이식’
쓸모없는 사랑니에 새생명 ‘자가치아 이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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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뉴연세치과 원장

오래 전부터 사랑니는 애물단지로 생각해서 나면 무조건 뽑아야 한다며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랑니를 뽑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사랑니는 임플란트를 대신해 치아가 빠진 자리에 옮겨 심을 수 있는 ‘자가치아이식’의 매우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자연치아에만 있고 임플란트에는 없는 ‘치주인대’라는 구조가 자가치아이식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이것은 자연치아를 주변의 뼈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랑니를 뽑은 다음 다른 어금니 뽑은 자리에 옮겨 심게 되면 그 자리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성공적으로 자가치아 이식된 사랑니는 치주인대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플란트의 단점을 장점으로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저작압(씹는 압력)의 쿠션기능도 담당하는 치주인대가 있어서 음식을 씹을 때 임플란트에서 이따금 발생하는 울림 현상이 없음으로 인해 자신의 치아와 똑같은 씹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또 임플란트 치아는 교정치료 시 움직이지 않아서 치아교정이 불가능한 반면 자가이식치아는 치아를 움직여야 하는 치아교정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잇몸 질환(풍치)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섭게 염증이 진행되는 임플란트에 비해 이런 자기치아는 생체친화적이어서 임플란트에 비해 방어작용을 충분히 해주기 때문에 잇몸염증의 진행 속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치과치료 시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시술비 또한 임플란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이식하려는 치아인 사랑니에 충치가 있다 하더라도 후에 크라운 치료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랑니의 치주인대만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면 충치가 있는 사랑니도 자가치아이식 하는 데는 크게 상관 없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자가치아이식술은 최근에는 신경치료술이나 치과의술의 발달로 성공률이 많이 높아졌다. 혹시 실패가 발생해도 임플란트나 전통적인 브릿지 치료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도 절대 손해는 아니다. 오히려 한번의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랑니를 이용한 자가치아이식은 새로운 치과술식인 것 같지만, 사실은 임플란트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치과에서 시술해온 술식으로 교과서에서도 자세히 나와 있다.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고 뛰어난 치료법이라 하지만, 자기치아보다 못 따라올 것이다.

치과의사로서도 가장 보람된 순간은 자가치아 이식된 사랑니를 보는 순간이다. 사랑니는 구강환경의 골치거리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이렇게 고마운 일도 할 수 있다. 자연은, 다시 말하면 조물주는 사람의 몸 중 어느 하나도 필요 없는 부분은 만들지 않았다.

이렇게 귀하게 쓰일 수 있는 사랑니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운일 수 있기 때문에 사랑니를 뽑기를 고려한다면 한번 더 신중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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