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미생물과 패혈증
병원 미생물과 패혈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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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가까운 친구가 감기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패혈증으로 세상을 떴다는 비보를 들었다. 주위에서도 이런 일이 자주 있더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감기로 죽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합병증으로 패혈증까지 갔기에 죽게 된다는 것이다.

패혈증은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강한 세균의 침입을 받아 몸이 세균을 이겨 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마땅한 항생제가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뇨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패혈증으로 사망을 하게 되고 백혈병 같은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약이 없고 따라서 다스리는 방법도 없기 때문에 의사는 “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라고 선언만 하면 되고 피해자 쪽에서도 패혈증으로 죽었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받아들이게 된다.

병원에는 병원 미생물이라는 특수한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감옥에는 죄수가 모여들고 병원에는 환자가 모여든다. 감옥의 죄수가 경범부터 강력범까지 있듯이 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경환자부터 중환자까지 있다. 병균도 마찬가지여서 가벼운 항생제로 쉽게 처리되는 균도 있겠지만 여러 약에 내성이 생겨 현재까지 개발된 약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러한 세균들도 있다. 그런 세균들을 일컬어 병원 미생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병원 미생물들을 통해 생기는 질병들을 전문 용어로 ‘Re-emerging disease’라고 한다. 사람이 세균을 잡는다고 갖가지 방법을 쓰는 동안 세균들은 세균들대로 살아남으려고 온갖 변신을 꾀하게 되는데 약이 개발되는 시간과 세균의 변신 속도의 차이가 워낙 커 그 거리를 좁힐 수가 없는 것이다.

큰 병원에서는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미생물 전문가들을 통해 다양하게 연구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페니실린이 개발될 당시에는 불과 몇 천 단위만 투약해도 되던 것이 몇 백만 단위를 투약해도 끄떡도 하지 않는 세균들이 현대의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없어져가던 결핵환자가 다시 늘어나는 경우가 그렇고 패혈증으로 죽는 환자가 늘어나는 경우가 그렇다.

현재 병원 미생물을 퇴치하는 방법은 없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거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미생물의 변신이 약의 개발보다 훨씬 빠르기에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운다면 모를까,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상,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사람 스스로 면역력을 기르는 수밖에는 없다. 방법은 감기 정도의 병이라면 병원을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감기가 옛날 같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면역력은 점점 약해져 가고 세균들은 더 강해져서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콩나물국에 고추가루 진하게 타서 먹고 이불 뒤집어쓰고 땀 푹 흘리면 쉽게 멈추던 감기가 아니던가. 그런데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영양을 잘 섭취하면 거뜬해지던 감기가 요즘은 점점 질겨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병원 무서운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죄를 짓는다고 다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니다. 감옥에 가두어야만 하는 죄인만 감옥에 간다. 죄수가 입는 죄수복과 입원 환자가 입는 환자복은 거의 같은 형태의 유니폼이다. 가벼운 죄만으로는 감옥에 가지 않듯, 그리 많이 아프지 않다면 병원 입원은 좀 삼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큰 병원에 가면 환자 면회 규정에 노약자와 어린이는 출입을 삼가라고 되어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병원을 출입하다 오히려 엄청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인데 사람들은 무시하고 있다. 감기라는 것이 면역력이 떨어져 생기는데 면역력 떨어진 환자가 병원 미생물에 감염되면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치명적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병원 무서운 줄을 좀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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