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8.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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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휴가철을 맞아 고속도로는 휴가를 떠나는 차량 행렬로 명절을 방불케 한다. 버스도 붐비지만 자가용의 행렬이 더 길다. 휴가철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주말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집이 가장 좋은 피서지라고들 하면서도 모두들 어디로 떠나는 것일까. 몸이 피곤해도 일상을 잠시 떠났다 돌아오는 것은 지친 마음에 신선한 공기로 환기시키는 것과 같을 것이다. 거기에 운전을 직접 하지 않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집에 있는 것보다는 여행 다니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타입이라 국내외로 갈 기회가 있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떠났다 온다. 자동차를 이용하면 내 마음대로 짐을 싣고 다닐 수 있는 편리함이 있으나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닌다.
10여 년 전만 해도 지방색이 매우 뚜렷하여 특히 경상도와 전라도의 왕래는 흔하지 않았다. 강원도 역시 교통의 불편함으로 인해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 고속도로 외에 간선도로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의 심리 속에 지방색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렇듯 전국 어디든 편리한 도로망에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더해져서 여행의 기본은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는 최근 시외버스를 이용하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다. 고속버스는 좌석제, 시간제가 원칙이지만 시외버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외버스는 주로 시내를 벗어나서 20분 내지 30분 정도의 근거리 노선에 이용되었다. 그러다 보니 수시로 타고 내리는 승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좌석제를 할 수가 없었고 잠시 서서 가더라도 부담이 없는 거리였다. 하지만 시외버스 중에서도 직행버스가 있어서 1시간 내지 2시간 거리의 목적지에 곧장 가는 노선들이 생겼다. 그 만큼 도로망이 다양해졌으며, 이용하는 승객의 수도 많아진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나는 진주에 살고 있지만 고향이 전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스를 타고 전주를 가려면 산청, 함양, 남원을 거쳐 3시간 30분가량 가야했다. 그러나 전주까지 직행버스가 생긴 후부터는 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그만큼 왕래자들이 많아진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차 시간 30분 전에 표를 구매했는데, 줄 서있는 사람이 50명이 넘어 차를 못 탄 경험이 있은 후 이 버스를 타려면 일단 불안한 마음이 든다. 이 버스의 노선은 마산에서 진주를 거쳐 전주가 목적지인데, 마산에서 사람들이 많이 탔거나 진주에 탈 사람이 많으면 표를 구매했어도 탈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루에 네 번 운행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차를 타지 못하면 다음 차를 기다리는 데 서너 시간 이상 걸린다. 예약도 되지 않고 좌석제도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30분 전에 와서 표를 끊고 줄을 서 있어야 된다는 의미이다.
인터넷과 통신의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운행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선의 출발지에서 경유지 그리고 목적지까지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열어두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며, 매표하는 사람도 매번 ‘자리가 없으면 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이용하는 사람도 표를 구매하지 못하게 되면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대중교통이 사람들의 발이 되기 위해서는 이용하는 사람 위주의 운행제를 연구하여 서비스를 제공해야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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