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마셔라
연말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건강하게 마셔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2.0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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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한의학박사

 
각종 연말모임이 늘어나는 12월은 잦은 음주로 인해 직장인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시기다. 적당히 마시면 분위기도 좋고 묵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매일 반복되는 과도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연말이 되면서 아침부터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회장실에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피부가 푸석푸석해 보이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증상은 각기 다르지만 원인은 하나, 바로 음주로 인한 숙취이다.

한의학에서 술은 물과 불의 극단적인 성질이 합쳐진 것으로 보는데, 술이 지나치면 수승화강(水昇火降), 즉 불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물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몸에 무리가 온다. 음주 후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고 붉어지는 것은 불의 기운이 위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한의학에서는 먼저 땀을 내어주고 그 후 소변을 통해 숙취를 배출하라고 하는데,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미지근한 물로 땀을 내는 반신욕 또는 샤워는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가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술자리는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피할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음주 전에는 가벼운 식사로 속을 달래는 게 좋다. 공복에 마시면 알코올이 위벽을 자극해 위를 상하게 하고, 위가 비어 있으면 알코올을 해독할 효소가 없어 알코올이 체내에 바로 흡수된다. 또 술을 마실 때에는 고칼로리의 기름진 안주보다는 음주 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는 당근, 호박, 바나나, 토마토, 귤과 같은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더불어 술을 마시게 되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 숙취가 유발되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주 후 우리 몸은 수분, 당분, 전해질을 필요로 한다. 이때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하고, 따뜻한 물에 꿀이나 차를 타서 마시면 갈증해소와 탈수현상을 예방하는데 좋다. 과음으로 인해 속이 아플 때에는 칡과 마가 좋다. 칡은 ‘동의보감’에 경련을 진정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설사를 낫게 하고 갈증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마는 피로한 사람의 원기 회복에 좋다. 특히 마에 함유된 뮤신 성분은 소화기관을 보호하고 소화력 증진에 도움을 주어 과음으로 인해 속이 쓰릴 때 복용하면 좋다.

술을 마시고 속이 좋지 않을 때에는 경혈점을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합곡은 손등을 위로 하고 손가락을 펼쳤을 때 엄지와 검지의 뿌리 뼈가 겹치는 부분이 오목하게 들어간 곳으로 이 부위를 수시로 강하게 지압해주면 좋다.

과음은 체내의 독소를 해독하는 간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음주 후 간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올해의 건강한 마무리를 위해서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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