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가 수차례 기업들의 투자촉진을 위해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문제를 해소시켜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2002년 7500여건이던 규제는 현재 1만4700여건으로 오히려 두 배정도 늘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만 1300여건의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이고 보면 이런 분위기에서 투자는 늘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말로는 경제활성화를 외치면서 손으로는 경제활성화의 핵심인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 모순을 범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대통령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앵무새처럼 투자촉구를 외쳐봐야 투자할 기업들에게는 쇠귀에 경읽기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투자가 되지 않으면 경제활성화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거니와 고용창출은 일어날 수 없음은 자명한 것이다. 경제정책이란 시행착오를 할 수도 없거니와 정부가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실천하고 만다는 의지를 기업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부동산 대책부터 경제활성화 대책까지 수차례 대통령과 관련부처 장관들이 발표를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지침이나 실천방안이 제시되어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물론 여기에는 경제활성화 지원 법안을 마련해 주어야 할 국회의 책임도 있지만, 대통령과 장관의 규제완화 다짐이 무색해지고 말았다.
현재 국회에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100여건의 법안이 쌓여 있다. 부동산거래 활성화,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8·28대책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조속히 국회도 경제활성화 지원 법안을 통과시켜 경기부양과 고용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고용증대와 민생안정을 위하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국정원과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를 예산안과 민생 법안과 연관시키겠다면 정부여당에 딴지를 거는 것으로 국민 눈에 비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 기초연금 도입 법안, 부동산 거래 활성화 법안과 같은 민생과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묶여 민생에 고통이 쌓여간다면 국민의 분노가 어디로 향하게 될지도 민주당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하면서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저성장 늪에 빠져있던 우리 경제가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업 설비투자가 1.2% 증가하고 민간소비가 1.1% 늘어나긴 했지만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고용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업 투자가 증가해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민간소비도 살아나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이제는 대통령과 정부가 경제활성화와 기업들의 투자촉구를 말로만 외치지 말고 투자의욕을 꺾는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조치를 실천해야 한다. 국회도 적극적으로 민생과 경제활성화 법안지원에 동참해야 한다. 작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이 엔화 양적완화 증대 등 대외 경제환경도 우리에게 녹록하지 않음으로 우리정부도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