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mentor)와 멘티(mentee)
멘토(mentor)와 멘티(mentee)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2.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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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과 교수

대학 신입생들을 관찰하면 몇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상황판단이 빨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는 학생, 뭐든지 물어보고 확인하면서 평균정도의 일을 해내는 학생 그리고 매사에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는 학생이다. 물론 기분에 따라 한 사람이 위의 특징을 한꺼번에 가질 수도 있겠으나 대체로 주어진 일을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엇인가를 결정해야할 때 엄마가 못하게 해서 하지 않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사고가 수동적이어서 몸만 성인이지 마음은 어린아이와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의 공부와는 다른 대학에서의 학업과 생활적응을 도와주어야 하며 그 역할은 지도교수뿐 아니라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담당한다.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주 업무는 신입생들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대학에서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기초학습능력 시험을 실시하여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에게는 별도의 특강을 일정 기간 동안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말하기와 쓰기, 혹은 읽기 등 기초학습을 가르치는 강사를 섭외하여 강의식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것은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듣고 배우는 정도였기 때문에 좀 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위원들이 모두 각 학과별 교수들이므로 누구보다 본인이 소속된 학과의 학생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지도교수의 지도하에 재학생 중 멘토를 정하고 멘티가 되는 후배들을 정기적으로 모이게 하였다. 일방적인 강의식 방법을 벗어나 학생들끼리 지도하고 지도받는 방식을 고안한 이유는 동지애를 통한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부모나 스승은 자녀나 학생들에게 지름길을 알려줄 수는 있다. 시간 낭비 없이 단번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그 방법이 ‘잔소리’처럼 들리는 것이 문제이다. 또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하는 여러 가지 조언 중에는 집에서 듣던 부모님의 말과 유사한 점도 많기 때문에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정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후배간 혹은 동기간에 만들어진 모임은 일주일에 두 번 시간을 정하여 이루어졌고, 5주 동안 진행되었다. 처음엔 학교생활 적응과 학업성취향상을 목적으로 각 팀별 계획을 세우도록 하였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특성에 맞는 계획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과정을 마친 후 모두 모여 우수 팀들에게 수상도 하고 팀별 소감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학생들의 표정이 밝았고, 팀끼리 친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팀별 소감을 발표할 때 본인들의 팀에 대한 애정을 과감하게 표현하였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학생들이 현재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몰라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중에는 교수나 부모가 목표를 세워주고 지시에 따르도록 하는 것도 빠른 해결이 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다소 걸려도 일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토론하고 과정을 자발적으로 모색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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