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대화자세가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는 대화자세가 필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1.09 10:2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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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칼럼리스트

우리나라 국민은 상대방을 처음만나면 아무 거리낌 없이 묻는 질문이 있다. “나이가 몇인가, 결혼은 했나, 학교는 어느 대학을 나왔나, 직장은 어디이며 연봉은 얼마냐, 부모님은 뭐하는가” 등 개인의 명예나 인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 서양 사람들은 이와 같은 질문은 하지도 않을뿐더러 물어볼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 것임에도 우리사회는 왜 남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이 도를 지나칠까. 우리와의 문화차이라고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지만 우리도 상대를 배려하는 방향으로 고쳐야 할 대화습관이다.


지난달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치’를 묻는 질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타인을 위한 배려’가 10점 만점에 평균값 8.7점으로 제일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남의 입장을 고려함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외국인 특히 미국인을 많이 접해본 경험이 있다. 그들은 새 직장에 출근하면 상사로부터 나이라든가 결혼여부에 대한 질문 때문에 곤혹스러움은 겪지 않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놀라웠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나면서 우리국민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들과 어울리다보면 취미라든지 관심이 많은 분야가 무엇인지 등 상대방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내용이 그들의 화제이다.
 

또 노총각과 노처녀보고 나이와 결혼여부를 묻거나, 이혼남과 이혼녀 보고 결혼 여부를 묻는다면 이것은 상대방의 인격과 명예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다. 철없는 어린이가 아무 생각 없이 돌멩이를 연못에 내던지나, 그 돌멩이에 맞아 죽는 개구리는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를 한번 정도 생각해 보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대화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금이 대학입시와 졸업을 앞두고 있어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어느집 아들과 딸이 어느 대학에 합격하고 낙방했으며, 어느집 아들과 딸이 고시에 합격하고 대기업에 취직이 됐는지가 우리주변의 화제가 되고 있다. 나아가 결혼시즌을 맞아 많은 청첩장이 날아들고 있다. 결혼식장에 하객으로 참석하면 듣는 소리가 누구네 집 아들과 딸이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누구 아들과 딸은 나이가 많은데도 아직 소식도 없다면서 안달한다. 진정으로 걱정되어 좋은 뜻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듣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올해 들어 정계의 중진들과 명사들이 부모님 상을 당한 것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장례식을 치렀으며, 자녀들의 혼사를 조용히 마쳤다는 소식이 언론에 소개됨을 보면서 주변사람들을 깊이 생각하는 행동에 감탄하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정계와 재계의 소위 거물집안의 혼인과 장례식에는 식장주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하객이나 문상객들이 찾아들어 붐비었다.


어쩌면 사소한것 같지만 내주위의 작은것부터 상대방을 배려하는 이러한 실천이 우리사회를 한 단계 선진사회로 나아가게 만든다. 언어와 문화의 사회성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고치기는 힘들 것이나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면 머지않아 우리사회도 남을 배려하는 수준 높은 의식이 자리 잡을 것이다. 연초에는 평소보다 모임이 잦아진다.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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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2014-01-12 21:47:15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려하는 자세인 것을 동감하면서도 때론 주고 받는 말 몇마디가 뭐 그리 대수인가 싶어 생각처럼 실천하지 못할 때가 더러 있는데 그럴 때마다 두고두고 이 칼럼을 되새기게 될 듯 싶습니다.

예술인 2014-01-10 12:39:35
상대방을 헤아리는 사고가 잘안되는것이 우리의 언어숩관이지요.
새해엔 모두가 재고해야할것 같습니다. 좋은글 보고 갑니다

인정 2014-01-10 09:18:26
옳은 말씀입니다. 우리사회는 남을 배려하는것이 아주 부족하지요

아재 2014-01-10 08:45:26
입시철이고 결혼시즌이다 보니 입조심해야 지요. 무심코 뱉은말이 상대방에게는
아음의 상처로 남을수 있습니다

부산아지매 2014-01-10 04:11:45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는게 부족한것이 사실입니다. 모였다하면 화제는 남에대한 것입니다.
옳은 말씀이네요, 공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