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사랑 한다면…
개를 사랑 한다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1.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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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회장·이학박사

필자 세대에는 개 팔자가 형편없었다. 그저 어린애가 똥을 누고 나면 '워리워리'하고 불러 똥이나 핥아먹게 하다가 여름 삼복 때가 되면 나무에 매달아 놓고 때려잡아 복찜으로나 이용하면 그뿐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개가 집안 서열 두 번째 대접을 받는다. 아이들 다음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시쳇말로 헷갈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집에서 셰퍼드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족보까지 있는 귀한 놈이다. 그런데 이놈이 하필 소한과 대한 중간에 출산을 하게 되었다. 집에서는 산모와 새끼들이 얼어 죽으면 큰일 난다며 한바탕 소동을 벌이며 출산 준비에 열을 올렸다. 개는 개 나름의 방법이 있고 어련히 알아서 새끼를 낳아 기르겠냐고 넌지시 얘기를 해봤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그 결과 개집은 비닐하우스 안에 이것저것 가리개를 만들고 온실용 부직포로 감싼 상태로 제법 그럴싸한 출산 준비가 완성되었다. 출산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미리 산모를 새집으로 이사시켜 적응까지 시켜놓았던 것까지는 참 좋았다.

문제는 출산 이후에 터져버렸다. 출산하면서 강아지 한 마리가 그만 부직포 사이에 끼어버렸던 것이다. 강아지는 결국 질식사를 해버렸다. 그뿐인가. 출산이 한창 진행될 때, 집에 있던 고양이가 주위를 어슬렁거렸던 모양이다. 개는 본능적으로 고양이를 경계하기 마련. 고양이 쫓으랴, 출산하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느라 그랬는지 두 마리는 사산을 해서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두 마리를 겨우 건졌던 것인데 그 두 마리도 불과 5일을 넘기지 못하고 부직포와 비닐하우스가 엉킨 틈바구니에 끼어 생을 하직하고 말았다.

애초에 뱃속에 들었던 새끼는 다섯 마리였으나 출산 닷새만에 어미만 덜렁 남고야 말았다. 새끼를 찾느라 방향감각을 잃은 어미개만 뱅뱅 맴도는 모습이라니. 사람 때문에 어미개만 불쌍해진 것이다.
개는 늑대와 비슷한 동물이라 극지방에서는 썰매를 끌 정도로 추위에 강한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다 오히려 개에게 참상을 안겨 주고 말았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자연을 거슬러 사는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도 자연의 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자연을 극복하고 관리하는 존재인양 착각하며 살고 있다.
건강을 다루는 세계적 석학들이 내놓은 이론 가운데 가장 필자를 흥분하게 만드는 말이 "건강은 자연과 비례한다" 는 말이다. 자연이란 무엇인가, 있는 그대로가 곧 자연이다. 있는 그대로, 손대지 말고, 생긴 대로, 가공하지 말고, 오염시키지 말고, 변화를 주지 말고.

암을 비롯해 소위 죽을병에 걸렸던 사람들이 병원을 등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거의 원시적인 삶을 살다보니 자연치유력이 생겨 거뜬하게 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자연과 멀어져 살던 사람들이 그로 인해 잃어버렸던 건강을 자연과 거리를 좁혀 살게 되면서 다시 찾아냈다는 얘기들이다.

물론 현대 의학에서는 비과학적이니 우연이니 하면서 의학 이론에 반하는 일들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개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개의 방식으로 그냥 두는 것이 진정한 개 사랑이라는 이론에 반대표를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사람의 몸, 사람의 건강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연스러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생활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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