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8의 명암
윈도 8의 명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1.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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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진/수필문우회 회장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PC운영체제인 윈도8을 2012년 10월26일 전 세계에 동시 출시했다.


1995년 윈도95의 발매를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MS가, 그 이후 15년이 흐르도록 MS는 독과점 기업으로 각계의 질시와 견제를 받아 폭발적인 성장세는 둔화되었으나 오피스 제품군을 고도화하는 것으로 상위권 수성은 잘한 편이었다. 그 사이에 같은 IT기업인 애플과 구글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가장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참신한 모바일 기기들을 다양하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2011년 결국 애플이 미국 상장회사 시가 총액 제1위 기업으로 약진했고 MS는 8위로 주저앉았다.
MS는 2012년 이 어려운 국면을 극적으로 반전시키고, 1998년의 영광을 다시 탈환하기 위해 2010년부터 준비해온 윈도8을 야심 차게 투입했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오피스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익숙한 환경을 그대로 두고 마우스, 키보드와 함께 터치스크린으로도 입력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제공하면 새로운 수요를 극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예상하고는 전혀 달랐다.

윈도 운영체제는 컴퓨터 제작자들에게 개방적으로 제공된다. 많은 제작자들이 새로운 운영체제에 가장 충실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조립해 시장에 출하하리라고 기대했으나, 새로운 OS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앱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기존 PC와 별 차이 없는 MS 오피스 전용기라는 인상을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열정적인 수요자들이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윈도7 사용자에게 파격적인 염가로 제공된 업그레이드판도 받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운영체제의 값이 저렴하다 해도, 이 새로운 PC에 연결해서 사용할 디바이스들도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버전의 기기들로 교체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OS교체에 부정적인 작용을 했다.

어떤 제품이나 일정한 숫자 이상으로 생산이 지속되지 않으면 본사도 물론이지만 여러 부품을 납품하는 관련 회사들도 모두 부실화되어, 인력 관리, 재고품 조정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미국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추계에 의하면 세계의 PC판매대수가 10.1%나 줄어서 감소율로서는 과거 최대치라고 한다.

이러한 불황의 여파로 일본 PC 메이커 가운데서 윈도OS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VAIO)노트북을 가장 많이 생산해 온 소니 생산공장이 가장 큰 손해를 보았다는 보도가 나와 있다. 나가노(長野)현 아즈미노(安曇野)시를 '바이오의 마을'이라고 칭했는데, 그곳의 생산량이 작년에 20%나 감소해서, 현지에서는 '바이오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MS는 윈도8을 내놓은 지 약 1년 만인 2013년 10월에 시스템을 보완하는 윈도8.1을 출시했다. 눈에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윈도95부터 윈도7까지 바탕화면 왼쪽 아래 구석에 있어왔던 '시작' 버튼을 부활시킨 것이다. 가장 윈도8을 낯설게 했던 요소였다. 이번 보완이 윈도8의 전도를 활짝 여는 시작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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