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칼럼리스트
박근혜 후보는 지난 대선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열전에서 박후보가 당선될 수 있게 한 공신을 꼽으라면 우선 김종인, 안대희, 이상돈, 이준석 등 혁신 4인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독특한 경륜으로 새누리당과 박후보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게 전문가로서 능력, 인품과 청렴성이 출중했기 때문이다.
보는 이의 관점에서는 박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이 네 사람 외에도 많을 것이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개혁쇄신위원장은 대선후엔 변호사로 일하면서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나머지 세사람은 지금 어떠한가. 자신들이 탄생시킨 박대통령과 그의 국정운영 방향을 두고 비판세력으로 변했다. 김종인씨야 대선기간 중에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박후보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 추진방향을 두고 이견이 있기도 했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이 세사람들이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운영에 비판세력으로 가세하면서 오비이락(烏飛梨落)인지 대통령의 인기도가 급락하고 있어 박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원칙과 소신도 좋고, 비정상화의 정상화도 옳지만, 자칫 원칙과 정상화에 치우치면 소통에 장애가 생기고 불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박대통령 당선에 공헌한 사람들이 지금 대통령 곁에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박대통령이 이들에게 대선때처럼 훈수(訓手)를 청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야당과 진보진영은 차치하고 이것을 보고도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청와대 홍보수석이 주장할 수 있을까.
인사청문회와 장관직수행을 통해 함량미달로 업무실적이 평가된 장관도 있다. 여론과 언론에서 그냥 개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장관들의 업무추진을 지켜본 민심에 주목해야 한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 못하는 사람에게 국민혈세인 월급과 국정을 맡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국민의 생각이다. 이러한 국민의 생각이 틀린 것인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시사항만 열심히 메모해 부처 직원들에게 앵무새처럼 전하는 장관의 자세로는 창의적인 정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 지근에는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겠지만 쓴 약이 몸에는 이롭다고 했다. 집권 2년차인 박대통령과 청와대는 우선 국민과의 소통을 국정운영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해엔 대통령이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정운영의 비전을 실천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민심은 떠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우리국민의 냄비근성은 무섭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쇄신파와 국민의 쓴 소리를 멀리해선 곤란하다. 대안을 제시하며 국정운영을 훈수하는 건전한 국민의 의견은 소통되어야 불통이란 말이 사라진다. 지금 청와대와 행정부에서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는가. 멀리서 소통을 찾을 필요도 없다. 청와대와 행정부처부터 솔선수범(率先垂範)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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