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2.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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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주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시각으로 사물을 보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관점에 대해 방어적이 되게 하고 다른 의견에 귀를 막는다. 그래서 조화와 화목은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독특하게 창조되었고 자란 환경이나 얻은 경험, 지식이 다르다. 누구도 나와 같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면 마음이 여유를 얻고 다른 사람을 바꾸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즐기면서 다양성의 아름다움과 풍성함에 눈뜨게 된다. 우리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완전을 향해 가는 존재이다. 어떤 사람이 완벽하길 기대하는 대신 그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점을 찾는 태도가 화합을 가져온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자신의 의견을 상대화할 수 있는 겸손에서 시작된다. 들과 산에는 얼마나 많은 꽃이 피어 있는가. 그 어느 것도 나와 다르다고 시비를 걸지 않는다.


어느 여행자가 인도를 여행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외딴곳에서 여인숙을 정해 숙박을 하게 되었다. 누가 보아도 지저분하고 누추하기 짝이 없는 방이었다. 벽의 페인트칠은 벗겨지고, 침대는 그야말로 화장터 장작으로 쓰여지기 직전이었다. 아무래도 방 값을 다 내는 게 억울해서 깎아 달라고 요구하자. 여인숙 주인 왈(曰) “숙박비를 깎는다고 해서 방이 새것이 되는 건 아니잖소. 당신이 지금의 이 방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방 값을 깎는다고 해도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오. 한 가지가 불만족스러우면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운 법이오. 당신이 어느 것 한 가지에 만족할 수 있다면, 당신은 모든 것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오”라고 답을 하였다. 할 수 없이 참고 하룻밤을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려고 배낭을 열어보니 밤사이에 누군가 배낭을 마구 들쑤셔 놓은 것이었다. 여행객은 화가 나서 여인숙 주인에게 따졌다. 여인숙 주인은 대답했다. “신(神)이 준 성스러운 아침에 불평으로 시작하지 마시오. 그 대신 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시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불평을 한다고 해서 무엇을 얻을 수가 있겠소? 당신이 할 일은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일이오. 나는 지금 20년 넘게 이 여인숙을 운영해 왔지만, 늘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소. 한 쪽은 언제나 불평을 해대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쪽은 똑 같은 상황에서도 늘 즐겁게 지내는 사람들이오. 당신이 어떤 부류에 속하고 싶은가는 당신 스스로 선택할 일이오. 당신은 지금 인도에 여행을 온 것이지, 불평을 하로 온 건 아니잖소. 이 지구라는 여인숙 역시 불평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움을 얻기 위해 여행을 온 것이오. 세상이 어떠한가 보다, 우리가 그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더 중요 하오.”라고 여인숙 주인 올드 씨타람씨가 대답했다.

불씨를 향에 붙이면 향 연기가 오르고, 담배에 붙이면 담배 연기가 오른다. 불씨가 어디에 가 닿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일 뿐이다. 향 연기나 담배 연기나 연기이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향 연기는 좋은 연기이고, 담배연기는 나쁜 연기인가? 향은 향이고 담배는 담배이다. 한 가지 불에서 두 가지 연기가 나왔다. 원인은 하나인데 인연에 따라 달라졌다. 그렇다면 향 연기와 담배연기사이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는가? 그래서 모든 것은 다른 것들과의 인연 속에서 우리 앞에 현상, 즉 모습을 드러낸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진행 중인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사건의 첫 공개변론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장관은 “이러한 당의 해산은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고, 해당 당 대표는 “해산 요구는 민주주의의 외피를 쓴 독재의 포장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정치무대가 우리를 씁쓸하게 하고 있다.

조선조 성리학자 송구봉(1534~1599) 선생은 “넉넉한데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평생 부족함에 허덕이고, 부족한데도 넉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나 매사에 여유가 생긴다”고 일러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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