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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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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2  17: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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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려면, 내가 누구인가? 이 몸뚱이와 정신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알아야 하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알아야 한다. 두 눈을 가지고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동시에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하고 동쪽이 어느 방향인지 서쪽이 어느 방향인지도 알아야 한다. 어른과 아이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큰 것과 작은 것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멋모르고 까불면 다치게 된다.

언제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내려가게 될지, 어떤 모습으로 내려가야 할지 생각해 보고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야 한다.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삶 보다는 사랑하며, 나누며,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음과 관련된 옛 말들을 되새겨 본다. '인간은 누구나 사형수(死刑囚)다. 다만 집행날짜를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삼국지(三國志) 어느 구절에는 '태어나 7척의 몸이 되었어도, 죽으면 관(棺) 하나가 기다릴 뿐이다. 덕을 쌓아 이름을 날리면 불멸하리라(生有七尺之形 死一棺之士 有入德揚名 可以不朽).'말도 있다. 유학경림(幼學瓊林)에 보면 '홍복·장수·건강·평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바라는 바이다. 그런데 죽음과 질병,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福壽康寧 固人之所同欲 死亡疾病 亦人所不能無)'라고 했으며, 후한서(後漢書)에서는 '아무리 신통한 의원이라도 다한 목숨은 구할 수 없고,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하늘과는 다툴 수 없다(良醫不能救無命 彊梁不能與天爭)'라고도 했으며, 법구경(法句經)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도 갖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헤어져서 괴롭다. 미워하는 사람도 갖지 말라,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라고도 했다.

김용택의 죄(罪)라는 시(詩)가 심금을 울리고 있다.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고, 무겁고 깨질 것 같은 그 독을 들고 아둥바둥 세상을 살았으니… 산 죄 크다. 내 독 깨뜨리지 않으려고 세상 물 엎질러 착한 사람들 발등 적신 죄 더 크다' 아니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중의 한 구절이 또 한 번 심금을 울리고 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인디언 쇼니 족 테쿰세의 '인디언처럼 죽음을 맞이하자'는 기도문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아침 햇빛에 감사하라. 당신이 가진 생명과 힘에 대해 당신이 먹는 음식, 삶의 즐거움들에 대해 감사하라. 만일 당신이 감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 잘못이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마음 속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사람처럼 되지 말라. 슬피 울면서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 그 대신 그대의 죽음의 노래를 부르라.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디언 전사(戰士)처럼 죽음을 맞이하라'이 얼마나 장엄하고 위대한 경고인가!

용서가 있는 곳에 신이 계신다. 본래부터 원수는 없는 법, 순간순간 업(業)을 쌓음으로써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가 되는 법, 크고 작은 허물을 들추고 꾸짖고 나무라서는 고쳐지지 않는 법, 사랑과 이해의 통로인 용서가 사람을 정화시키는 법, 그동안 말이 많았다. 꽃과 새잎이 피어난 저 신록처럼 사람도 철따라 맑고 투명하고 새롭게 피어날 수 없을까 생각해본다. 봄날 만물이 소생하는 것은 훈훈한 봄기운 때문이요. 가을날 잎이 지는 것은 차디찬 서릿바람 때문이다.

새가 죽을 때는 우는 소리가 구슬프고, 사람이 죽을 때에는 하는 말이 착하다(鳥之將死其鳴也哀 人之將死其言也善)라고 했다. 한 세상 살면서 남의 가슴에 한(恨)은 남기지 않았는지… 약속은 어기지 않았는지…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는지… 숭고한 은혜에 배신은 하지 않았는지… 약한 자의 아픔을 보고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시기나 질투는 하지 않았는지… 고연한 불평으로 세상을 살지는 않았는지…

잘 살아야 잘 죽는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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