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군민에 대한 사랑으로 북풍한설 같은 47년 견뎌
지역과 군민에 대한 사랑으로 북풍한설 같은 47년 견뎌
  • 하동/이동을기자
  • 승인 2014.03.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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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행 하동군수
 

47년간 공직자로서 한 우물을 판 조유행 하동군수. 그의 머리와 가슴 속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민선 3기에 걸쳐 12년동안 하동군정을 이끌면서 오로지 하동발전과 하동군민의 안녕에만 열정을 쏟아 온 그의 공직생활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조 군수는 얼마전 화동화력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방 10급 공무원 조유행의 성공노트’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47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 한눈팔지 않고 성공적인 공직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조유행 스타일의 7가지 성공방정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꿈, 자세, 소통, 사랑, 시대정신, 적자생존 즉 메모습관 그리고 고독한 결단을 즐겼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조 군수는 ‘자세는 모든 것이다’라는 속담을 예로 들며 “초심, 청렴, 겸양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공직에 임했다”면서 “그것이 나를 지켜낸 자양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사랑은 곧 엔진’이라고 소개하며 “결국 지역과 군민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북풍한설과 같은 47년을 견뎌 냈다”고 회고했다. 조 군수는 1967년 고향 하동에서 공직에 입문해 6월 30일로 민선3·4·5기 하동군수 임기를 끝으로 공직을 떠나게 된다. 퇴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도 군정에 한치의 흐트럼짐도 없이 매진하고 있는 조유행 군수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민선 3기부터 5기까지 3선 하동군수로, 12년 하동군정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신다면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하동군수로 살고 있으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한가지였습니다.
한반도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조그만 기초자치 단체인 하동은 천혜의 자연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리산과 섬진강입니다. 여기에서 비롯되는 갖가지 진귀한 보물을 지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하동군수에게 있고, 그게 바로 나의 초심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하동은 새로운 부(富)를 창조할 필요가 있고, 현재의 하동군민이 더 나은 생활을 하고, 미래의 군민에게 안락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 또 유산을 잘 지키기 위해서라도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남해바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산과 강을 품은 하동이 바다를 열면 남해안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것은 명약관화 하다는 게 나의 신념이었으며, 12년 동안 갈사만 경제자유구역에 매진해 왔던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초선이었던 민선 3기부터 재선인 4기, 그리고 마지막 민선 5기까지 믿고 성원해주신 내외군민들과 더불어 오로지 군정과 군민을 위해 보낸 지난 12년, 마치 어제일 같이 실감나지는 않지만 이제 그 대장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변화와 역동의 세기였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이제 우리 군이 경계를 넘어서고 있구나하는 확신이 듭니다. 그것은, 서부경남의 한 모퉁이에 이름도 없는 전형적인 작은 자치단체가 하루하루 그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첫째는, 소극성의 경계를 뛰어넘었고, 둘째는, 불가능의 경계를 뛰어 넘었습니다.
농촌이라는 한계, 주력산업이 농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와 관광은 물론 조선과 해양플랜트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우리 하동이 결코 전통적인 농업 자치단체의 범위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군민과 공직자 모두 불가능의 경계를 뛰어 넘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남해바다를 향한 새로운 하동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는 확신과 12년 동안 심어놓은 작은 밀알들이 이제는 큰 항해의 돛대를 준비하는 힘찬 도약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기 마무리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영국과 미국 출장 등 초심을 잃지 않는 열정의 행보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남은 임기동안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군정을 이끌어 가실건지요
▲임기가 4개월도 채 남지않았지만, 늘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6대 아젠다 중심의 역점시책과 현안사업 추진은 물론 공직자들과 함께 퇴임하는 그날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고, 한 틈의 누수도 없이 군정을 살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민선5기를 마무리하고 민선6기의 출범이 시작 되는 2014년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도 군민의 성원과 결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사람보다는 시스템으로 단절이 아닌 연속성을 가지고 100년 미래 하동을 내다보는 군정추진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할 것임에, 남은 임기동안 빈틈없고 착실한 마무리를 위하여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진하는 것 보다는 추진해 오고 있는 시책들의 방향을 다시 한번 더 점검하고 다음 군정에 부담주지 않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2012년 말 부채 134억원을 청산하면서 전국 246개 지자체 가운데 46번째로 빚 없는 지자체로 기록된 데 이어, 지난 2월 11일엔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부지 매입에 따른 분양 잔금 365억원을 모두 완납한 것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선5기 공약 이행과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 등 성장동력 기반구축사업에 주력하면서 우리군의 정체성이 부각되는 문화관광이나 희망농정 365프로젝트 등 부농정책에도 퇴임하는 그날까지 언제나 오늘처럼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군민과의 소통 또한 현장행정을 중심으로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며 아름다운 군정 마무리 또한 군민과의 동행을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 조유행 하동군수가 갈사만 개발과 관련, 현장을 방문한 국회지식 경제위원회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하동군정 12년 동안 핵심적으로 이끌어 오신 하동 경제자유구역에 대하여 남다른 감회가 있을 텐데 앞으로의 전망은
▲민선3기가 시작된 2002년부터 시작해서 민선5기 마무리해인 2014년 동안 12년 중 거의 10년 만인 2012년에 비로소 갈사만 조선산단에 시동이 걸렸습니다. 말이 10년이지 그 10년은 내게 있어 고통과 눈물의 연속이었으며, 또한감동과 회한, 좌절과 일어섬의 되풀이 이었습니다.
아마도 남들이 평생 동안 흘릴 눈물을 나는 10년 만에 갈사만에 다 쏟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임기 마무리 시점인 현재의 갈사만은 내가 군수로서 품었던 미래의 청사진, 우리군민들이 염원했던 희망의 하동지도가 당당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 대우조선해양에 제공할 부지인 해면부 매립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해양플랜트종합연구원 또한 본관 구조물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입도로와 내부간선도로, 그리고 공업용수와 폐수종말 처리시설 등 기반시설 구축사업은 이미 모든 공사를 착공하여 높은 공정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해양플랜트대학원대학교 건립을 위하여 지난해 3월에 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 애버딘대학교와 분교유치 MOU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 2월 10일 영국 애버딘시와 애버딘대를 방문한 결과, 1495년 애버딘 대학교 개교 이래 최초로 하동 갈사만 조선산업 단지 내에 애버딘 대학원 분교설립에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 교육부에 설립신청을 해서 2016년 상반기에 개교를 하게 되면,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과 함께 교수를 비롯한 석・박사급 100명과 MBA 30명, 산업체 재직자 재교육 연 500명을 교육하게 됩니다.
그리고 분교유치로 인한 기술 자립화와 고부가치화를 위한 고급기술 인력양성과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탄력을 받은 전망으로 해양플랜트의 기본설계 엔지니어링 국산화율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입주기업과 연계를 통한 세계 최고수준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단지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3선 제한으로 하동군수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데, 앞으로 하동군을 이끌어 나갈 미래 군수들에게 하동군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신다면
▲과거가 어제라면 현재는 오늘이고 미래는 내일이며, 어제가 없었다면 오늘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를 지우겠다는 좁은 마음으로는 미래의 문을 열지 못하며, 특히 행정은 이어달리기와 같기에 연속성이야 말로 행정의 요체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 또한 초선이었던 민선 3기를 처음 열어 갈 때도 전임 군수가 해오던 일들을 이어달리기 주자가 된 심정으로 군정을 펼쳐왔으며3선 군수로 재임하는 동안에도 정책이 일순간에 단절됨으로써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곧 군민이며 군민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늘 경계하며 행정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차기 민선 6기를 열어갈 새로운 군수도 이런 부분을 경계하면서 군정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으로 군민과 마음을 같이하고 100년 하동군의 미래를 내다본다면 군민의 선택을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군수 퇴임 이후 계획은 어떠신지요
▲퇴직 이후 할 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가지 정도는 원칙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그동안 가족이 나를 배려했다면 이제는 내가 가족을 돕고 싶습니다.
가끔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도 설계해 보고, 주말이면 아내와 손잡고 인근 문화유적지도 답사하면서 지역의 특미도 맛보고, 그리고 또 시간나면 색소폰 등 악기도 하나 배워서 재능기부도 해야지 하는 등 여러 가지 꿈들을 계획하곤 합니다.
하지만 워낙 낯선 풍경이라 제대로 실천하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분명한 것은 내 남은 인생의 설계는 가족이 중심이라는 사실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하동군민의 뜻에 어긋나는 일은 천만금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정치인 조유행 보다는 행복한 조유행으로 남아 열정 많았던 군수로 오래 기억되면서, 주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군민과 더불어 이웃과 함께 봉사도 하면서 행복한 사람으로 남고 싶을 따름입니다.

-마지막 당부 인사 부탁드립니다
▲적게는 12년 많게는 47년 공직반세기 동안 언제나 나를 지탱해준 중심이며 힘으로 내생에 팔 할이었던 하동군과 하동군민을 위해 고향군수로 섬길 수 있었던 지난 세월에 무엇보다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남은 4개월 그 처음처럼 아름다운 마무리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결같은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하동/이동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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