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학생 대출' 중단 휴학생 속출
금융권 '대학생 대출' 중단 휴학생 속출
  • 뉴시스
  • 승인 2011.09.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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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54.8% "등록금 없어 2학기 휴학 예정"

서울 소재 H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 씨(24·여·영문)는 올해 2학기 등록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휴학을 택했다. 정 씨는 "한 학기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구하기 위해 몇 년째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왔다"며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장학재단 학자금 대출 신청을 했지만 이수학점 미달로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Y대생 김 씨(28·경영학)도 이번 학기 등록을 포기했다. 2009년부터 4학기에 걸쳐 받은 학자금대출로 매월 3만원 가량 물고 있는 점도 부담인데다 아르바이트 하느라 대출 신청기한을 놓치는 바람에 등록금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 김 씨는 "2·3금융권대출도 고려해봤지만 연 최고 40%가 넘는 금리를 감당할 수 없었다"면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불법사채를 쓰는 대학생은 상당수"라고 귀뜸했다.

학업을 중단하는 대학생 비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2·3금융권이 대학생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학비를 마련하지 못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4일 금융권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올해 1학기(4월 기준) 휴학생 수는 전년대비 5906명 증가한 111만2394명을 기록했으며, 2학기에는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달 말 대학생 5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4.8%)이 등록금이 없어 2학기에 휴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7월말 대학생 292명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66.4%가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했었다. 대출 종류로는 63,4%가 '일반상환 학자금대출'을 꼽았고, 한국장학재단이나 2·3금융권을 이용하겠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은행 빚으로 학비를 충당하는 대학생이 10명 중 7명꼴로 많지만, 제1금융권에 이어 2·3금융권마저 대학생 대출을 줄이면서 학업 포기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앤캐시·산와머니·리드코프·원캐싱 등 10대 대부업체는 지난달 8일부터 대학생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전체 대부업체의 약 90%를 차지한다.
저신용자에게 비교적 손쉽게 대출해줬던 주요 캐피탈사들도 부실화를 우려해 최근 대학생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금리가 연 4.9% 수준으로 낮은 대신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 직전 학기에 12학점 이상 수업을 받아야 하고 취득학점도 100점 만점에 70~80점을 넘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에게 비교적 손쉽게 대출해 주던 2·3금융권마저 대학생 대출에 손을 뗀 이번 학기에는 학업을 포기하거나 불법 사채업을 이용한 대학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등록금 부족과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학업을 그만 둔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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