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마음
책을 읽는 마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4.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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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내동초 교감·시조시인

요즘 날씨는 어쩜 책을 읽기에 좋은 날씨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짙어가는 나뭇잎과 풀잎들을 보면 어쩐지 마음이 차분히 가라않고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 차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면 마음이 더 여유롭고 새로울 것 같다.


요즈음의 젊은이들을 보면 전자기기에 빠져 책하고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한테 물으면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전자기기로 전자책이나 전자로 이뤄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문화를 접촉한다고 한다. 그래도 나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닌 것 같다. 나는 벌써 젊은이들하고 같이 생활하지만 생각과 사고는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매일 출근을 하면 아침 학교 도서관에 들른다. 그러면 일찍 온 학생들은 책을 반납하고 빌리기 위해 도서관으로 몰려든다. 한손에는 어제 빌린 책을 다른 한손에는 독서통장을 들고 도서관에 오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는 사서선생님이 있다. 도교육청과 학교에서 인건비를 내어 채용한 선생님이다. 원래 출근시간은 오전 9시부터 퇴근시간은 오후 5시까지 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아침 일찍 오전 8시10분께이면 등교를 하여 학급에 가방을 두고 도서관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사서선생님도 일찍 출근을 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찾으니 일찍 출근을 하는 것이다.

우리학교는 2011학년도부터 2012학년도, 2013학년도 까지 도교육청에서 선정하는 독서교육우수학교로 3년간 뽑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책을 읽는 습관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요즈음은 3월초에 입학한 1학년 어린 학생들이 더 도서관을 찾는다. 독서통장에 읽는 책을 적고, 10권을 읽을 때마다 주는 쿠폰을 받는 재미도 솔솔한 것이다. 그리고 쿠폰을 10장 모으면 동화책을 1권씩 상으로 받는다. 아이들의 구미를 돋우는 것이다. 특히 어린 1학년에게는 더 말이다. 그래서 도서관에 들른 나는 가끔 아이들의 독서통장을 보자고 한다. 그리고 “아유 많이 읽었네, 곧 쿠폰을 또 받겠네” 그럴 때면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지면서 자랑을 더 한다. 쿠폰을 빨리 모아서 동화책을 받을 거라고 말이다.

책을 읽는 습관은 아주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격언이 있듯이 어릴 때 습관을 가지게 하여야 한다. 지금부터 10여년전에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하기 위하여 중간 공항으로 일본에서 잠깐 머무른 적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많이 드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공항의 의자에 앉아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았다. 책은 재활용품으로 만든 종이였던 것으로 보였었다. 나는 그 때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저런 분들이 많이 있어야 할 텐데…’하고 속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이들에게는 책을 읽을 것을 권하면서도 어른들은 책을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생님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의 책을 읽기를 바라는 경우가 허다하고, 집에서도 부모님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 책을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서 책 읽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럼,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그렇게 좋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어른들은 왜 책을 읽지 않지’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이제 책을 읽는 모습을 어른부터 보이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권하자. 강요가 아닌 보고 따라서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많은 시간이 아니라도 좋다. 가족끼리, 혹은 학교에서는 반끼리 모여 앉아서 10분이든 20분이든 짬을 내어 함께 책을 읽는 것이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던가. 과연 바쁘다고 핑계 대는 어른들은 정말로 바쁜 것일까? 10분 정도의 시간을 내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보자. 어른은 소설책, 아이는 동화책부터.

책을 읽으면 아이들의 마음은 순화 될 것이다. 물론 어른들의 마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오늘 따라 짙어가는 나뭇잎들이 더 싱그러워 보인다.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연의 마음이 아닐까? 그리고 책을 읽는 우리 모두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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