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의 소중함
책임감의 소중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5.0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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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광고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교단에 있는 나에게 학생들과의 아침 인사말은 언제나 ‘좋은 아침입니다’였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로는 인사말을 바꿔야만 했다. 아침이면 늘어나 있는 배에 타고 있던 어린 학생들의 사망자 명단을 보며 참담한 심정에 ‘좋은 아침’이라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이번 사건을 돌이켜보면, 침몰사고의 원인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이토록 많은 사망자를 내게 된 원인에는 결국 ‘인재’라는 것에 이견이 없는 듯하다. 그리고 인재란 것은 결국 일을 맡고 있는 개개인이 맡은 바 일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지 않았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책임감이 없으면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최선의 노력이나 역량발휘를 하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하게 넘어가서 대형 재난이 야기 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가 알고 있는 임지왜란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은 자기가 죽어가면서도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병사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전투에서 이길 수 있도록 리더로서의 책임을 다한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는 해당 분야에 기술이 없는 사람을 교육훈련 시켜 기술인으로 양성하여 전문 인력이 필요한 기업체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기업체들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책임감이다. 회사를 사랑하는 책임감과 일에 대한 책임감이다. 책임감은 기업체에서는 사람을 뽑을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이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개인에 따라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일에 대한 지식과 기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나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책임감은 지식이나 기능과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익혀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직장인들은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다.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발성이 부족하다. 결과와 성과에만 치중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책임감은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폴리텍대학의 특성상 만 15세 이상의 청소년부터 환갑이 넘는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나이만큼이나 다양한 학생들이 입학한다. 그 다양한 학생들에게 단순히 기능을 가르치는 것만으로 내가 해야 할 교육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이 회사에 나가서 제 몫을 다 할 수 있는 책임감을 함께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적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은 성인들에게까지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몇 시간 동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큰 소리로 소리쳐서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고 어릴 적부터 생활 속 가까이에서부터 배워 와야 하는 것이다.

책임감이라는 것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 안에서 책임감을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면 ‘물건 제자리에 두기’, ‘약속 어기지 않기’, ‘숙제나 과제 꼬박꼬박 하기’, ‘거짓말하지 않기’ 등이 있겠고 학교 안에서 찾아보면 ‘수업시간표 지키기’, ‘수업 열심히 듣기’, ‘맡은 구역 청소 열심히 하기’ 등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통해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에 사무치도록 느끼게 되었다. 국민 모두가 자신이 맡은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여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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