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초가 잘 다져지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이제는 기초가 잘 다져지고 실용적이어야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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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교학처장

우리나라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國內總生産) 성장은 경제구조 변화에 따라 급격히 성장하였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1953년 13억달러에서 1972년에 100억달러대, 1986년에 1000억달러대, 1995년에 5000억달러대 2013년에는 1만4282억달러대로 올라서 60년 동안 약 1099배 급증하였다. 이는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어느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을 보면 1950년대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인한 산업시설의 파괴로 경제사정이 매우 어려웠다. 식량과 생활필수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원조를 받아야 하며, 볼펜조차도 만들지 못하는 가난한 농업국이었다.


1960년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 시멘트, 비료, 정유, 철강 등의 산업 바탕이 되는 공장들이 세워져 일자리와 소득이 늘어나게 되면서 식량의 생산도 크게 늘어나 굶주림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는 공업화로 인해 철도, 고속도로, 항구, 통신시설 등이 건설되었고 옷, 장난감, 인형, 가발 등과 같은 경공업 제품의 수출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포항제철과 중화학공업단지의 건설로 점차 공업국으로 변화되었으며, 이 때 부터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1977년에는 100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하게 되었다.

1980년대에는 수출품이 전자제품,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중화학공업 제품화되었고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가 넘어서게 되었다.

1990년대부터는 반도체, 전자제품, 선반, 자동차, 컴퓨터 등 기술 수준이 높은 공업제품의 수출이 늘어나고 가구당 자동차 1대 보급과 세계 10위권의 무역규모와 반도체 선박생산 1위, 자동차생산 5위 등으로 경제규모가 매우 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압축 성장 과정에서 따라온 그림자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많이 남아 있다.

필자는 최근 선진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이웃 선진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를 방문하였을 때는 유명한 관광명소나 구경하는 정도였지만 이번 방문기간 동안에는 그들의 다양한 생활 속에서 우리나라와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기로 마음먹고 경험하여 보았다.

그중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실용성’이었다. 모든 시설과 구조물이 인간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견고하고 튼튼하여 반영구적이지만 그다지 화려하거나 외형의 아름다움에는 신경을 덜 쓰는 실용성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우선적으로 외형이 아름다워야 하며 남을 의식한 구조물과 시설에 치우치지는 않았는가?

또한, 모든 곳에서의 질서였다. 이들의 생활 가운데 질서가 마치 법(法)처럼 느낌이 들었다. 가장 간단한 화장실부터 식당 그리고 공공장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철저한 질서를 생활화하고 있다. ‘그 나라의 수준을 보려면 교통질서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교통신호가 없는 건널목이나 방향전환을 하는 곳에서는 일단정지(STOP)를 하는 것이다. 좌우를 살핀 후 이상이 없을 시 목적 방향으로 이동하는 여유는 우리의 급한 교통질서와 너무 다르다. 또한,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의 우선 진입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해서 ‘머리부터 넣고 보자’는 유행어까지 있다. 그리고 일단 앞차가 진입에 성공하면 같은 방향의 뒤차들이 꼬리를 물고 한동안 연속해서 우선권이 주어지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달랐다. 우리 같으면 우리 차가 충분히 앞차를 따라갈 수도 있었지만, 순서를 위해 멈추는 것이었다. 내용인즉 교차로에서 꼬리 물기는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특히 병목현상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차선별로 한 대씩 순서대로 진행하는 모습은 그들의 너그럽고 여유 있는 마음을 알려 주기에 충분하였다.

신호가 없는 건널목에서 차와 사람이 만나면 서로 양보한다. 보행자는 자동차를 먼저 가라고 하고, 자동차는 보행자를 먼저 건너라고 하며 상호간의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자동차 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며 담뱃재를 자동차 밖으로 슬그머니 털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는 귀국 후 이런 선진화된 교통문화를 실천하고자 위의 몇 가지 사항들을 시행해 보았다. 그러자 바로 응답이 왔다. 뒤따르던 차량에서 “빵!”하는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과거처럼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제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마음과 행동에 좀 더 여유 있고, 남을 위한 배려와 공공질서를 지키고, 구조나 시설물이 화려함보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튼튼하고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다.

필자가 근무하는 진주폴리텍대학은 바로 實事求是를 바탕으로 한 실용성을 강조한 대학이다. 입학조건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취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한 대학이다. 또한, 대학에 입학하기 전 가장 먼저 걱정하는 수업료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에서는 교육장려를 위해 월 25만원까지 수당을 지급하고, 원거리 학생을 위한 기숙사 및 식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정한 교육 이후에는 누구나 희망자는 취업할 수 있다. 이렇게 실용적인 대학이 우리 진주시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취업을 위한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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