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즐겨찾기 산악회 마이산 산행기
진주즐겨찾기 산악회 마이산 산행기
  • 한송학기자
  • 승인 2014.10.09 1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수만 진주즐겨찾기산악회 회원 산행기

 
▲ 정수만 진주즐겨찾기산악회 회원(하이트진로 특판 창원지점장)
매번 정기산행일이 다가오면 늘 가슴이 뛴다. 나의 존재가 이날을 위해 있는 것처럼 흥분된 마음은 엔돌핀을 쭉쭉 내뿜는다. 이번 9월 28일 정기산행은 전라북도 마이산이다.

지금 이 시절은 참 좋은 때다. 들과 산, 어디를 가던 잘 놀기 위해 노력한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산행 당일 집결지에서 꽤 반가운 얼굴을 보았다. 서로 인사를 하고 차를 타니 자리가 꽉 찼다. 일단 만차라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이 컸다. 즐겨찾기 초대회장이셨던 애기똥풀님 그리고 보드카리님, 와인님, 젝키스찬님, 사레와님,중전님 등등. 즐겨찾기 산악회는 카페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모두가 카페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 닉네임으로 부른다. 즐겨찾기가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나 이분들의 노고나 역할도 모임발전에 한몫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 출발이다. 이번 산행은 운영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을 느꼈다. 다채로운 경품으로 인간이라면 다 가지고 있는 욕심의 갈증을 채워줬다. 노력의 흔적이 너무 많아 감사라는 단어를 되뇌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배낭끈과 온수통이 당첨됐다.

오전 9시가 넘은 시각에 전북 진안 톨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진안의 상징인 마이봉이 우리를 환영하듯 마중 나와 있었다. 9시반경 어느 허름한 야산 밑에 영일관광은 우리를 부라 놓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사람의 고정관념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마이산은 낮은산, 쉬운산,누구나 맘 놓고 즐겁게 다룰 수 있는 나랑 비슷한 수준의 산이라는 생각을 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산에서 산책하는 마음으로 산길을 접했다. 날씨도 좋고 사람도 좋았다. 청량한 공기도 우리의 산길을 축복하듯 가을향내를 확확 뿜어주고 있었다. 처음 진입하는 길부터 약간의 경사가 우리를 조금은 힘들게 했지만 어느산이나 다 그렇듯 워밍업 정도의 수준으로 과히 힘들다는 표현은 과장일 것이다.

어느덧 초도 진입부터 1차 경사구간이 끝나고 한숨 쉬고 나니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고봉준령, 봉우리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밑에서 보니 꽤 가파른 길이었다. 그래도 아직 힘 많이 남아 있고 상쾌한 기분이다. 약간 힘은 들지만 색색거리며 철 난간을 양쪽으로 잡고 올라갔다.

 
이곳이 광대봉이다. 말 그대로 주변은 넓고 사방은 크며 마이산을 중심으로 한 전경이 눈 안에 쏙 들어온다. 광대봉에서 보는 마이산 풍경은 더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딱 봤을때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오직 마이봉 하나만을 위해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마이봉을 위한 시녀이자 호위무사라도 되는 듯, 주연 하나를 돋보이기 위해 경쟁이라도 하듯 나머지 봉우리들은 낮은 자세로 납작 엎드려 있다. 조화로여 보였고 평화로워 보였다.

1차 포인트가 광대봉이라면 2차 포인트는 전망대로 보인다. 전망대만 찍으면 오늘 산행은 마친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가을이라고 하지만 아직 한구석에는 여름이라는 그림자가 짧게 남아 있는듯하다.
땀은 줄줄 샌다. 올라가는 광대봉이 높았으니 내려가는 광대봉도 가파르다. 이제 서서히 밥 생각이 날때다. 선두그룹 산대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같이 모여 밥 먹자는 무전이 오고간다.

밥을 먹고 나서 산대장은 시간이 많이 있으니 더 쉬고 가자고 한다. 20분 정도 더 쉬고 1시쯤에 출발했다.

마이봉에 서서히 다가간다. 마이봉에 근접 할수록 또렷해지는 윤곽과 크기로 진안의 대명사로 군림해온 위엄과 권위를 느낄 수 있었다. 즐겁다.

땀은 계속 줄줄 새고 날은 덥지만 아직 힘 있고 체력적으로 문제 될 것 없고 자신만만하다.

2차 포인트 전망대에 도착했다. 밑에서 바라본 전망대는 경사가 심해 오르기 힘들어 보였으나 막상 올라가보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바람은 상쾌했다. 각도에 따른 차이로 마이봉이 또 다르게 보인다.

밑을 내려다본다. 만면에 미소가 번진다. 오늘 즐겁고 좋다. 즐길 만큼 즐겼다. 전망대 밑에 있는 아기자기한 봉우리들을 보면서 탑사에 들러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상상에 빠져본다. 탑사에서 주차장까지 거리가 꽤 된다는데 조금의 걱정도 해본다.

 
이제는 하산길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사실 지금까지의 마이산은 조그마한 고개를 올랐다 내렸다 했다. 조그마한 준령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어 특별한 특징 있는 산세는 아니다. 바위도 이 지역 바위는 다르다. 시멘트에 자갈을 버무려 놓은채 엉성히 말라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빨 빠진 뭐처럼 빠진 자갈의 흔적이 뺀질뺀질하게 그대로 남아있다. 마치 고조할아버지 마이봉의 유전자를 그대로 받은 손자들처럼 말이다.

전망대를 내려가면서 대충 가야할 길을 가늠해본다. 전망대에서 탑사까지는 약 2km거리다. 수월하고 쉬울 거라는 의견일치다.

하산이다. 하산길하면 누구나가 편안히 다가온다. 여러 가지 생각도 많아진다. 가정일, 회사일 등. 몸이 편할수록 잡생각이 많은 건 산길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하산길로 내려가는데 얼마 되지 않아 또 오르막이다. 이런 페이스가 계속 반복이다. 자꾸 이러다 보니 힘들다. 사람이 지치는 것은 힘이 없어 지치는 것보다 실망했을때 더 크다는 것을 실감했다.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뭉개고 있었다. 2km남아 있다는 거리는 5km는 족히 되어 보인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우회로가 많다. 적절한 곳에 이정표가 없으니 막 헷갈린다. 우회를 하면 종착지는 아스팔트 도로가 나올지 탑사가 나올지 모를 일이다. 무조건 직진으로 간다. 결국 우리가 갔던 길이 탑사까지 가는 길의 정석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보니 우회하여 내려와서 탑사에 가지 못한 회원들이 여럿 있었다. 나중에는 이 오르막이 마지막 길이길 비는 간절함이 생겼다. 감격의 탑사다.

언제보아도 탑사의 자태는 교묘하다. 알듯 모를 듯 희한한 비밀을 간직하면서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입 무거운 충신의 모습처럼 말이다.

물이 많이 모자랐다. 이날은 특히 물소비가 많았다. 물을 많이 먹으니 땀이 많고 그만큼 물로 보충을 해주어야 한다. 그만큼 날도 더웠다. 탑사에서 물을 떴다. 시원하면서 쐐한 기분으로 탑사를 구경하고 인증샷을 날린다.

모든 산행을 마쳤다. 이제 마지막으로 뒤풀이다. 뒤풀이는 항상 즐겁다. 진안읍에 들러 피순대와 국밥을 했다. 소주안주로 딱이었다. 소주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몰랐다. 술 한잔씩 따라주는 정성스런 손길에 맘은 찡해진다. 그러면서 단합이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일부러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진정성을 교감할때 우리는 감동한다.

소중한 기억들이 모여 커다란 추억이 될 것이다. 여기에 모인 무리가 아닌 우리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