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몸살!
노벨상 몸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0.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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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해마다 10월이면 노벨상 선정과 관련하여 무척이나 몸살을 앓고 간다. 올해는 더 심한 몸살을 앓고 간다. 노벨 물리학상을 일본 연구자 3명이 공동 수상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일 축구에 빗대어 ‘19:0’이라고 조롱까지 오간다. 다시 말해서 과학 분야에서 일본은 지금까지 19명이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우리나라는 전무(全無)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노벨 과학상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자위(自慰)하고 있지만 실제 수상하고는 아직도 거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벨상(Noble prize)은 스웨덴의 화학자이자 발명가인 노벨(Nobel)의 유언에 따라 인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주는 국제적인 상으로, 1896년에 제정될 당시에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및 의학, 문학, 평화의 다섯 부문이었는데, 1969년에 경제학상이 신설되었다. 1901년 이래 해마다 노벨의 기일(忌日)인 12월 10일에 수상식을 거행하며, 올해로 벌써 114회째를 맞고 있다(자료 : daum 사전). 특히, 올해 노벨 평화상은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와 인도의 인권·교육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를 노벨 평화상 공동수상자로 발표해 이목을 집중 받기도 했다. 특히, 현재 영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말랄라는 선생님으로부터 수상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을 통해 “내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그간의 업적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노벨평화상은 끝이 아닌 출발점”이라 밝혀 그녀의 당찬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파키스탄 시골 마을의 평범한 소녀였던 말랄라는 파키스탄 탈레반(TTP)에 맞서 어린이들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2012년 10월 탈레반의 보복으로 머리에 총을 맞아 사경(死境)을 헤매다 살아난 이후 아동 교육권을 호소하며 전세계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자료 : 서울신문).

우리나라에서도 노벨 과학 분야의 수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유력 후보자로 찰스 리 서울대 초빙석좌 교수(생리의학상),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화학상), 김기문 포스텍 화학과 교수(화학상) 등이 명단에만 오르내리고 있지만, 실제 수상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한국의 과학자가 노벨 과학상 수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리학계의 한 교수는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한국의 연구 풍토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딱 잘라서 말한다. 더구나 19명의 노벨 과학상을 배출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가 부족한 점을 무엇인지 분석해서 내일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최대의 걸림돌은 결국 ‘연구의 지속성(持續性)’이라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연구도 중요하지만 대(代)를 이어할 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의 물리학계 교수의 말과 같이 ‘단기적 성과 위주’ 연구 풍토는 노벨 과학상과는 영원히 거리가 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대학 연구실에서의 연구 풍토는 지도교수의 정년퇴임과 동시에 연구실은 풍비박산(風飛雹散) 난다. 한 마디로 짧은 주기의 연구 풍토이다 보니 연구의 지속성과 전통성이 부족하여 한 분야의 연구 축적물이 쌓일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주체(교육부 혹은 한국연구재단 등)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서 지속성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지원 및 배려 체계를 바꿔야 한다.

무엇이든지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그 어떤 변화는 없다. 내년 혹은 몇 년 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10월이 되면 유력한 노벨 과학상 수상 예정자의 자택이나 연구실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보도진을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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