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기원하는 파란 양(羊)의 해 을미년(乙未年)
복을 기원하는 파란 양(羊)의 해 을미년(乙未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2.3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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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친근하지만 낯선 느낌도 든다. 양은 유목문화에서 더 익숙한 동물이다.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에서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우리 문화에서 말하는 양은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면양(綿羊)의 모습이 아니라 산양(山羊)이나 염소이다.
양의 외형과 습성, 생태는 상(((()처럼 좋은 의미의 글자에 반영됐다. 이러한 특성들은 상징화돼 우리 생활문화 속에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했다.
2015년은 을미년(乙未年) 양띠해다. ()의 색이 청이라 2015년 양띠는 파란 양의 해가 된다. 청색은 예로부터 복을 기원하는 색으로 귀하게 쓰였고 빠르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양띠의 단점이 보완되는 해로 여겨지기도 한다.
양띠해는 기미(己未), 신미(辛未), 계미(癸未), 을미(乙未), 정미(丁未), 등 육십갑자에서 순행한다. () 12지의 여덟 번째 동물로서 시각으로는 오후 1시에서 3, ()로는 6월에 해당하는 시간신이며, 방향으로는 남남서를 지키는 방위신이다. 양의 성격이 순박하고 부드러운 것처럼 양띠도 온화하고 온순하여 이 해에 며느리가 딸을 낳아도 구박하지 않는다는 식의 속설이 많이 있다. 양하면 곧 평화를 연상하듯 성격이 순박하고 온화하여 좀체로 싸우는 일이 없다. 양은 무리를 지어 군집생활을 하면서도 동료 간의 우위다툼이나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욕심도 갖지 않는다. ,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습성도 있다. 성격이 부드러워 좀체 싸우는 일이 없으나 일단 성이 나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多血質)이기도 하다.
한자 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상형문자들(, , ) 상형문자(象形文字)인 양()은 맛있음(), 아름다움(), 상서로움(), 착함(), 좋음 등으로 이어진다. , 큰 양이란 大羊두 글자가 붙어서 아름답다는 뜻의 미()자가 되고, 나아()의 좋은 점()이 옳을의()자가 된다.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양의 습성과 특징에서 착하고(), 의롭고(),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동물로 양을 인식했다. 즉 양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념은 순하고 어질고 착하며 참을성 있는 동물, 무릎을 꿇고 젖을 먹는 은혜를 아는 동물로 수렴된다. 양치기양은 언제나 희생의 상징이다. 양의 가장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속죄양(贖罪羊)일 것이다. 서양에서는 사람을 징벌하는 신에 대한 희생물로 바쳐졌으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제사용으로 쓰였다. 양은 또한 정직과 정의의 상징이다. 양은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정직성이 있다.
속담에 양띠는 부자가 못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양처럼 양띠 사람은 너무 정직하여 부정을 못보고 너무 맑아서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천성이 착한 탓에 해로움을 끼칠 줄도 모르면서 오직 희생돼야 하는 양들을 어떤 이는 우리 민족사에 비견하기도 한다. 구한말 지사(志士) 김종학 선생은 양의 슬픈 운명을 우리 민족사에 찾는 듯이 이렇게 외치기도 했다.“ 흰빛을 좋아하는 우리 선조들은 심약하기 이를 데 없는 산양 떼를 빼어 닮아 오직 인내와 순종으로 주어진 운명에 거역할 줄 모르고 남으로, 남으로 강자에게 쫒기여 더 갈 수 없는 곳까지 밀려왔건만 동서의 강자들은 또다시 이빨을 가니 슬프다 양떼들이어! 또다시 얼마만한 곤욕을 치러야하고 못 참을 치욕을 사위어야한다는 말이냐! 뿔을 갈자. 그리고 행진을 멈추자 끝간 데까지 왔으니 예서 더 갈 곳도 없지 않는가. 군장(群長)만 따라 가며 허약한 뒤를 보일 것이 아니라 군장을 중심으로 좀더 둥글게 뭉쳐 날카로운 뿔로 울타리를 치자. 아무리 사나운 이리떼라도 어찌 감히 넘볼 수 있겠는가! “ 물론 개화기 우리나라의 무력함과 열강국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통탄을 토로한 울분이었지만 양과 우리 민족사를 비유한 한 면을 살필 수 있다. ()은 글자형태로는 ()’과 음()으로는 ()’과 서로 통하여 길상의 의미로 일찍부터 한국 문화 속에서 등장한다.

 

 
양에 대한 기본지식 알아보기

양은 온순

양은 십이지의 여덟 번째 동물로 방향으로는 남남서, 시간으로는 오후 1시에서 오후 3, 달로는 음력 6월에 해당한다. 순박하고 온순한 동물의 상징격인 양. 12지에서 양은 순하고 평화로운 동물로 나타나고 있다. 양은 떼를 지어 다니지만 결코 다투는 법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면양이 일반화 되지는 않았지만, 양에 관한 기록은 역사적으로 전해져온다. “일본 법왕1년에는 백제에서 낙타 한 마리, 나귀 한 마리, 양 두 마리, 흰 꿩 한 마리를,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또 헌덕왕 12년에는 신라에서 검은 숫양 두 마리와 흰 양 네 마리, 산양 두 마리, 거위 한 마리를 보냈다는 기록도 보인다. 이로 미루어 짐작컨대 문헌기록상 삼국시대에 이미 산양과 면양이 존재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산양은 염소

고산지대에 살며 청결한 풀만을 먹는다는 양. 양은 12지에서 종종 염소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에서 양과 염소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양은 면양, 염소는 산양으로 분류된다. 양의 털은 부드럽고 곱슬 거리는 반면 염소의 털은 거칠고 직선이다. 양은 뿔이 없는 것이 많은데 비해 염소는 뿔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양은 피부가 부드럽고 지방이 많은데 반해 염소는 피부가 거칠고 지방이 거의 없다.

양의 설화

양이 등장하는 일화로 태조 이성계의 꿈이 있다. 초야에 묻혀 지내던 이성계가 양을 잡으려는데 양의 뿔과 꼬리가 몽땅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꿈 이야기를 들은 무학대사는 양이라는 한자에서 양의 뿔과 꼬리가 떨어지면 자만 남게 되니 임금이 되리라 해몽했다. 후에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되었고, 양 꿈은 길몽으로 해석되었다. 그리고 양의 글자 자체에서도 좋은 의미만 담고 있다. 착할 ’, 아름다울 ’, 의로울 이와 같은 글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양은 유순하고 상서로운 의미를 담은 긍정적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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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파란 양은
귀하고 진취적 의미
양띠의 단점들을
보완하는 해로 여겨져

상서로움(선함()
길한 소재 많아
온화의 양의 모습
바쁜 현대인에 많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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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관련 유물

양에 관한 유물은 여러 방면에서 발견된다.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에 의미도 강한 한편 장식품으로서도 주목 받는 동물이었다. 순하고 어질며 참을성이 있는 동물이었던 양은 생활의 다방면에서 한국인과 함께 호흡한 흔적이 뚜렷해 보인다. 양에 관한 그림 중에 김홍도의 금화편양도가 유명하다. 15세에 양을 치러 보냈더니 어질고 착한 마음씨를 본 신선이 신선도를 닦게 해주어, 40년 동안 늙지 않고 양을 치고 있었던 황초평. 형인 황초기가 그를 발견했을 때 황초평은 돌을 양으로 변화시키는 경지에 다다랐고, 두 형제는 모두 도를 이루어 선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양의 쓰임새

양의 쓰임새는 섬유산업에서 두드러진다. 가볍고 보온성이 높은 양모. 양모로 짜여진 모직은 옷감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친다. 또 양의 가죽은 지갑, 벨트, 장갑, 외투 등의 피혁제품으로 가공되어 두루 쓰이게 된다.

흔히들 양을 가리켜 뼈에서 가죽, , 고기까지 버릴 것이 없는 동물이라 한다. 양기름은 단백질, 지방이 풍부하여 허약체질인 사람에게 좋고 양고기는 그 양이 적고 흔치 않아 귀한손님에게 접대하는 음식으로 사랑 받았다.

양의 교훈

무리지어 다니되 다툼이 없고, 반드시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는 양. 자연의 순리에 응하며, 주어진 환경에 조화롭게 적응했던 양. 양은 재산의 척도이자 상서롭고 정직하며 인내심 강한 동물로 자리 잡아 왔다. 순박하고 온화한 양의 모습은 바쁘게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은혜를 알고 참을성 있게 살아가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자료제공 =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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