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中國政治)의 전개과정(Ⅶ)
중국정치(中國政治)의 전개과정(Ⅶ)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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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중국정치(中國政治)의 전개과정(Ⅶ)


지난번의 도가(道家)에 이어 사가(四家)를 중심으로 정치사상에 대해 알아보겠다.
• 墨 家 : 유가의 폐단과 유가사상의 허점을 지적하고 나선 묵가는 철저한 공리주의요 실험주의의 관점에서 그의 철학도 정치사상도 전개된다.
공자의 경술을 익혔던 묵자는 유가의 번잡한 예의와 형식을 위한 낭비, 그리고 욕스런 상례(喪禮)에 반기를 들어 자신이 종교적인 고행을 각오하면서 향락과 운명과 전쟁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묵가의 정치적 기본사상이었던 상현(尙賢)과 상동(尙同)을 비롯해 겸애(兼愛)와 의(義)는 유가를 그대로 전습했거나 환골(換骨)한 것이다. 다만 유가가 의와 이(利)를 극단적으로 병존할 수 없는 대치된 관념으로 보았으나, 묵가는 의와 이를 한가지로 볼 뿐 아니라, 묵자가 핵심사상으로 삼고 있는 「겸애」는 단순한 형이상학적인 박애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나 인류 전체에 대한 이익이 동시에 결부되어야 하는 교리주의(交利主義)를 강조한 점에서 유가와 크게 상반되고 있다. 따라서 묵자의 정치철학은 철저한 공리주의(혹은 실리주의)에 기반을 두고 정책을 실행했다.
즉 모든 언동은 하늘이나 신, 그리고 백성에게 이롭도록 한다는 것이다. 묵자의 의치(義治)는 바로 옳음을 뜻하나, 의는 사실상 공리(公利)와 상부되어 드디어 「의리일치관념」으로 해석된다. 묵자의 반전쟁 ‧ 반낭비 ‧ 반후장(厚葬) ‧ 반음악 등 일련의 고행(苦行) 수업은 모두 공리주의의 실현방법에 속한다. 그것은 묵자가 모든 사물이나 제도 앞에서 항상 「쓰임[用]」을 따졌고, 거기에 [이익]의 존재여부를 물었던 탓이었으니, 자연히 무용한 낭비를 제거함을 성왕의 도로 칠 정도로 중시했었다.
종교적인 박애정신을 고취하는 묵자의 겸애설이 그 순수한 종교에만 귀속하지 않고 실리적인 행동이나 결과를 병행함은 역시 중국적인 특징이랄 수 있다.
국가의 기원을 국민의 이익에 두었다면 국민을 위한 정부조직은 이상(理想)이 있었다. 그는 강력한 정부와 단절되지 않는 중국의 전통을 위해 두 가지를 제창했다. 하나는 어진 사람을 배양하고 동시에 존중하자는 상현(尙賢)사상이요, 하나는 국가의 기원 ‧ 조직 ‧ 사상의 통일 및 행동의 통일, 여론의 중시, 명령계통의 확립 등을 주장한 상동(尙同)사상 등이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풀이하여, 전자가 인재 발탁 ‧ 인재 보호의 반귀족 사상이라면, 후자는 극단적인 전제사상이랄 수 있다.
한편 정치와 국가의 이익을 밀착시킨 묵자는 국가의 부강을 위해 절약을 강조한 외로도 조혼(早婚)과 다산(多産)과 장례(葬禮)의 간소화 등을 장려했고, 노동을 유일한 생산원소로 지적했고, 나아가서 생산성이 없다는 음악 ‧ 조각 ‧ 건축 ‧ 요리 등 예술의 무용론 등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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