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들판 허수아비
가을들판 허수아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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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악양 평사리 들판에 400여개의 허수아비가 내걸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평사리 들판은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 댁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최참판 댁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이 허수아비들 앞에서 추억에 잠기곤 한다고 한다.


허수아비는 가을만 되면 찾아오는 추억의 심볼이다. 코스모스, 황금빛 들판, 허수아비, 고추잠자리, 메뚜기, 미꾸라지 등은 가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중 허수아비는 가을에 볼 수 있는 것 중에서도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별로 놀이기구가 없었던 옛적에는 아이들이 허수아비를 보면서 깊어가는 가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함께 어울리기도 했었다. 허수아비는 원래는 새들을 쫓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힘겨운 농사일에 지친 농부들은 양반 허수아비를 익살스럽게 표현해 양반에게 압제받는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허수아비는 당시의 해학과 풍류를 읽을 수 있고 힘든 농부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도 있었던 것이다.

평사리 들판에도 요즈음의 시류를 반영하듯 홍명보 허수아비도 있고 히딩크 허수아비도 있다고 한다. 아마 누군가는 요즈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나 박근혜의 허수아비도 만들지 않을까 싶다.

악양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다. 느리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고장이라는 의미이다. 약양을 찾아가 허수아비를 보면서 느긋하게 깊어가는 가을날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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