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배려(配慮)하자!
후배에게 배려(配慮)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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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3월이면 대학을 비롯한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분주하다. 신입생들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하여 무려 19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고달프고 힘들었던 고교 시설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을 꿈꿨던 신입생들이 신입생 환영회라는 자리에서, 그것도 선후배의 첫 만남에서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실제로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 참석했던 한 신입생은 술자리에서의 원샷(한번에 모두 마시기)은 분위기상 거부하기 힘들기 때문에 술을 못 마시는 학생들도 무조건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남학생은 물론 여학생의 경우 술을 몇 잔만이라도 마시면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황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고 하니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요즘 각 대학에서는 총학학생회가 주최하는 신입생 환영회 행사 보다 단대별, 혹은 학과별로 소규모 신입생 환영회가 이뤄지고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신입생 환영회 자체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대학도 더러 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 몰라도 지난 주에 있었던 필자가 속한 대학에서의 A학과의 신입생 환영회에는 신입생의 참여 정도가 절반도 채 참석하지 않았다. 아마도 신입생 자신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마음이 무거웠음을 반증(反證)하는 것이다.

대학의 신입생은 저마다 부푼 꿈을 꾸고 입학한다. 신입생이기에 학업은 물론 대학 생활과 선배와의 관계도 낯설 수밖에 없기에 선배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선배들의 몇 가지 세심한 배려(配慮)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째, 후배들을 사랑해야 한다. 선배로서 먼저 대접받기 보다 먼저 후배들을 사랑으로 이끌면 결국은 그 사랑이 존경으로 돌아옴을 경험했을 것이다.후배의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어리면 어린 대로 솔직하게 소통(疏通)하고 교류(交流)하면 된다.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강제적인 기합(氣合)이나 위계질서(位階秩序)에 의한 강요 보다는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둘째,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학업이나 진로에 대해서 바른 길로 가게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강 신청을 할 때는 전공과 교양이 균형감 있게, 행사나 축제 때에는 가급적 수업 결손이 되지 않게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 체육대회나 학과 MT(membership training) 등 주요행사를 주중에 잡아 수업 결손을 유도하는 행사는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셋째, 학교의 여러 가지 장학, 자격증 취득 및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를 충분히 안내하여야 한다. 물론 학과의 조교나 교수들도 안내하여 하겠지만 신입생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조교나 교수가 아닌 바로 학과 직속 선배들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면서 신입(新入)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경험이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고, 어떤 경험은 잊지 못할 나쁜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좋은 경험이 많을수록 빨리 적응하여 미래를 위한 준비도 착실하게 할 수 있다. 대학 신입생에게서의 대학 생활 4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하지만 이 대학생활 4년이 자신의 남은 인생의 명운(命運)을 좌우한다면 가치있게 보내야 함은 분명하기에 선배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일찍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고, 네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하였다. 이렇듯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고 도와주는 배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의 시작이고, 행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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