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화학부 교수
3월이 되면 봄의 기운은 나무로부터 시작되나 보다. 매서운 추위였기에 겨울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매화의 꽃을 활짝 필 즈음이면 목련의 꽃방울은 맺히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학생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교정을 가득 채우고 있다. 겨우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하느라 힘들었던 모습을 뒤로 하고 또다시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고 이제는 잘 해 보리라 다짐한 얼굴로 웃는 우리 학생들은 오늘도 나를 채찍질 해준다.
교육 기관에 몸담고 있으면서 정작 내 학생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가? 늘 아침 교문을 통과하면서 오늘은 학생들에게 좋은 얘기만 해 주고 나와야지라고 나름 결심을 하고 등교를 한다. 하지만, 결심은 수업에 들어가 보면 산산이 부서진다. 열심히 공부해 보려고 들어온 학생들로 교실이 가득차 있으면 기쁘기만 하겠지만, 엎드려 자는 학생들을 볼 때면 난 오늘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수업 시작과 동시에 책상과 친한 친구가 되어버리는 우리의 친구들. 작년에도 깨워도 보았지만, 정작 돌아온 결과는 자는데 왜 깨우냐는 반응이다.
교사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졌고 학생은 자기하고 싶은 행동을 거리낌없이 마구 한다. 핸드폰에 눈을 못 떼고 푹 빠져있는 행동, 수업 중 전화가 오면 일어나서 나가 전화를 받는 행동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사회 문화가 바뀌면 지켜야 되는 예의범절도 변화하는 것인가? 기성세대는 신세대의 사고를 어디까지 존중해 주어야 할까?
공부 좀 한다는 분들은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10여년의 시간을 공부에만 매달려 살아야 한다. 인문학은 공학 보다 더 긴 시간을 교수의 직책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정작 교수라는 직책을 가져 보면 늘 그렇듯 생각과 다르기에 문제다. 인생에서 가장 젊은 시절을 책과 씨름하면서, 책읽은 시간이 행복하기에 공부만 했다는 분들이 많다. 세상의 변화에 초연하고 그저 책을 읽고 학생들과 인생을 논하시는 교수님들이 부럽다. 한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백발의 머리가 멋스러워 보이시는 교수님을 뵐 때면 학자는 저런 모습이어야 하는데...
사람의 평생교육은 부모님과의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 무덤에 가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구마다 하나씩은 세운 문화센터, 도서관,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에는 오늘도 주부들의 교육열로 불탄다. 부모님의 떠밀림으로 학교에 온 학생들과는 눈빛이 다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알고 싶은 욕구가 발동하여 오늘도 기성세대들은 책을 읽는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라도 놓칠까 딴 짓하는 분이 한 분도 없다.
교육은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가 참맛을, 제 역할을 한다고 본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공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선택하면서 한다면 맛깔스러운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면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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