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기본은 줄서기
생활의 기본은 줄서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4.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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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을 하면 아이들을 학반별로 담임선생님이 줄을 세운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초등학생이 되는 것이다. 줄을 서면서 아이들은 친구간에 배려를 배우고 순서를 배우게 된다. 또한 아이들은 체육시간에 혹은 다른 체험시간에도 줄을 서면서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아내와 함께 꽃구경을 가기 위하여 차를 타고 거제에 있는 공곶이에 갔었다. 그런데 차선이 2개였었는데 한 쪽 차선은 줄을 잘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옆 차선은 잘 통행이 된다. 우리 생각엔 아! 우리는 좌회전을 받아서 가기 때문에 밀리는 것이고, 옆 차선은 직진을 하기 때문에 그대로 잘 소통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야 그게 아님을 알았다. 줄을 서 있는 곳에 조금만 틈만 있으면 옆차선으로 와서는 끼어들었고, 또한 좌회전 하는 곳에서도 끼어드는 것은 마찬가지 였었다. 좌회전 할 것이라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바보가 된 것이었다.
 
끼어들기 하는 차안에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벌써 아이들에게 끼어들기를 가르치는 황당한 부모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은 눈꼽마치도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도달 하려면 먼 의식수준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 조금은 참담하고 실망스런 마음이었다. 차를 타고 가면 많은 차들이 끼어들기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차들은 지그재그로 곡예운전을 하는 차들도 있다. 자칫 끼어들기 하는 차들로 인하여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도 있다. 서로가 배려할 수 있는 것은 차례차례로 다는 줄서기가 아닐까?

차가 아니고 사람들이 걸어서 다른데 입장하거나 차를 탄다거나 하는 등에는 줄을 서서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도 아직도 줄을 서지 않고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유럽의 선진국에는 줄을 서서 앞 사람과 많이 떨어져 있어도 절대로 끼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끼어들면 경찰을 데리고 와서 동행해 간다고 하니 정말 기본이 잘 돼야 선진국에 오르는 것 같다.

15-6년쯤 전에 있었던 일이다. 무주에 있는 스키장에 가족끼리 차를 타고 스키를 타기 위하여 가고 있었다. 그런데 차가 굉장히 적체되어 있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가고 있는데 차량 한 대가 갓길로 달려오더니 깜박이를 넣고 끼어들려고 하였다. 우리는 차 창문을 열고 지금 모든 차들이 줄을 서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하는 것이 아니냐고 들어 올 수 없다고 끼어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그 차의 기사가 자기들은 스키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 앞에 있는 길로 마을에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스키 타러 가는 사람들로 인하여 마을 사람들이 불편을 많이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끼어들어서 가게 하였다. 그 사람은 그래도 양심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해야 하는 일 중에는 줄을 서야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출세를 위해서 줄을 서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편리를 위해서 줄을 서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위급한 경우에도 혼잡한 경우에도 줄을 섬으로 해서 어려운 순간을 넘길 수 있고, 혼잡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차를 타고 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이 결국은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자. 아니면 자신의 마음이라도 들여다보자. 역지사지,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우리들의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이다.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사회의 온 누리에 퍼져나갈 때, 우리들의 아이들이 미래에는 좀 더 편리하고 아름다운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는가? 모든 부모들이 아마 바라는 일 중에 으뜸가는 일이라고 보아진다.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습관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습관을 들여야 할까? 말만으로 가능할까? 어른들은 행동으로는 반대로 하면서 말이다. 아이들에게 삶의 기본인 줄서기를 몸소 행동으로써 가르쳐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보자.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밝고 아름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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