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해도 해도 너무해
삼권분립 해도 해도 너무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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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이 정부, 진짜 해도 너무 한다. 무능해도 이렇게 무능하다니 무심한 하늘만 쳐다본다. 정부라고 부르기에 내 자신의 낯이 뜨거워진다. 국민을 위한 또렷한 정책 하나 없으면서 대형사건 사고만 뻥뻥 터진다. 그리고 그 대형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제대로 된 대응책 없이 허급지급 중언부언 하다가 대통령 자리가 정부를 나무라는 웃지 못할 무지몽매한 상황까지 벌어진다. 대통령 자리가 바로 그 ‘정부’를 대표한다는 걸 정말 그런 말을 한 그 사람은 모르는 것일까? 설마 그렇게 무지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일부러 무지한 척 하는 거겠지? 무안하니까!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 세월호 참사는 일년이 훨쩍 지난 아직도 조사도 못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저 정부라고 부르기도 낯 뜨거운 청와대 권력집단이 교묘히 조사를 방해하고 있는 듯하다. 대형 참사든 소형 사고든 발생했다면 꼼꼼하고 철저한 조사가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조사를 하는 팀을 꾸리려면 ‘조사단’이라고 하면 될 일을 ‘시행령’이라는 요령부득한 명령조의 시행령은 뭔가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가라앉는 배 문만 열어주었어도 다 구했을 사람 수백 명을 죽인 것밖에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정부가 뜬금없고 염치없이 명령조는 뭔가 말이다.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의 대다수가 아주 불쾌해 한다는 걸 저 이상하고 무능한 정부는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또한 기가 찰 일은 국무총리 갈아치우기. 제대로 하자면 대통령 자리가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든지 사과를 하든지 해야 될 상황이면 꼭 국무총리가 희생되는 꼴을 국민들은 지켜봐야 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사람을 재활용해서 다시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사람이 없는가! 하긴 제 철학과 신념을 가진 바른 사람들은 이 핑계 저 핑계로 다 쳐냈으니 사람이 없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국무총리가 있나 없나? 진짜 헷갈리네. 이완구 사퇴 이후 새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없는 것으로 봐서 지금 총리 자리가 비어 있는 모양이다. 참 가관이다.

그리고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발생했다. 한 기업가 출신의 골수 여당 정치가가 자신이 돈을 준 전 현직 정치가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자살을 해버렸다. 성완종은 아마도 대선자금을 문제화함으로써 대통령 자리에 치명상을 입히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전 현직 대통령 비서실장들을 세 명이나 명단에 넣었을 리가 없다. 이 사건 역시 지금까지 별 진전이 없다. 별 진전없이 유야무야 슬그머니 꼬리를 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고인이 목숨을 걸고 치명상을 입히려고 했던 대통령 자리는 치명상은 고사하고 살짝 긁히는 정도로 잘도 피해가고 있다.

미국한테는 왜 그렇게 저자세로 굴욕적인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아주 모욕적이다. 내가 보기에도 사든지 뭔지 하는 가공할 무기가 턱하니 우리 나라에 들어오면 가까스로 휴전 중인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어보이는데, 이 정부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애매함으로 실제론 무능함을 숨기고 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살아있는 탄저균을 한국으로 들여왔다. 그런 사악한 독약을 다량을 들여온 게 실수라고 하고 있으니 정말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입이 딱 벌어진다.

이제와서 기어이 삼권분립까지 들고나오는 아주 염치없는 꼴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다 대고 삼권분립 운운인가 말이다. 도대체 국민을 뭘로 보는가. 오죽하면 여당 국회의원 140명이 공개적으로 청와대를 향해 반기를 들었을까. 도찐개찐,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여태 해온 짓거리를 생각하면 여당이나 청와대나 ‘그늠들이 그늠들’이긴 하다. 또 한편으론 무슨 다른 국민을 크게 속여먹을 꿍꿍이가 있어서 자기편끼리 짜고 싸우는 척 하는가 싶다. 하도 속아서........ .

어째든 이 무능한 정부가 느닷없이 삼권분립을 들고 나와 국회를 뒤흔드는 일은 참으로 염치없고 같잖은 일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무엇보다 기가 차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거다, 예의가!!! 삼권분립 원리는 아주 간단명료하다. 입법부(국회), 사법부(법원), 행정부(대통령), 세 기관이 꼭지점이 되어 아주 팽팽한 권력과 정책의 삼각형을 이뤄야 한다. 셋 중 어느 하나라도 힘이 없어지거나, 힘이 너무 세져서는 안 된다. 어느 한 쪽이 뻥이 심해져서 삼권분립이라는 원리까지도 독차지해서는 힘의 세기가 똑같아야만 하는 동료를 나무라는 일도 참으로 가관이다. 이야말로 희극이 아닌가 말이다!!! 세 개의 권력 기관은 이미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것을 행사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거부권’이면 거부권을 행사하면 된다. 이렇게 앞질러 국민의 대표인 입법기관 국회를 싸잡아 비난하며 국민을 협박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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