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자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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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60여명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뛰어놀면서 즐겁게 공부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든 아이들이 하나도 같은 게 없다. 가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하면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는 것도 아이들마다 다르고, 친구들과 사귀는 모습도 다 다르다. 급식소 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아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밥을 먹는 모습도 제 각각으로 다르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성격도 다르고 특기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잘 하는 것도 다르다.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 오라소마 색채요법이라는 것으로 색깔을 가지고 원래의 본성과 성격을 파악하고 잘 되는 것을 잘 되게 하고, 잘 안 되는 것은 보색으로 성격을 보완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도 모든 사람들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아이들의 특성은 가지각색으로 무엇인가는 모르지만 잘 하는 것이 하나는 있기 마련이다. 어른들이 할 일은 아이들의 잘하는 것을 빨리 찾아내서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면 아이들은 더욱 힘을 내어서 잘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다른 것도 덤으로 잘 하게 된다.

나는 교직 생활에서 조금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모아 만든 반을 맡아서 교육을 시킨 것이 4년이 된다. 그 아이들은 지식적으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잘 하는 것이 하나 쯤 있었다. 어떤 아이는 인사를 너무나 잘 하는 것이었다. 멀리서 선생님을 보면 뛰어와서 인사를 꼭 하면서 반갑게 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항상 네가 인사를 제일 잘 한다고 칭찬을 하였더니 더 인사를 잘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청소를 잘 하는 아이도 있었다.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았지만 공부보다도 청소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였다. 그랬더니 조금만 쓰레기가 보이면 얼른 비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와서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물론 칭찬을 해 주었더니 항상 청소는 그의 몫이었다. 아마도 그 아이는 자라서 공부보다는 그런 분야에 간다면 다른 아이들보다 열심히 하지 않을까 여겨졌다. 이처럼 공부는 못하지만 잘하는 것이 아이들 모두에게는 나름대로 있다.

우리 부모님이나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인사를 잘하는 아이를 보면 누구집의 아이인지 참 교육을 잘 받았다고 하고 인사를 잘 하지 않으면 누구 집의 아이인지 가정교육이 잘 못되었다고 비교를 한다.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비교를 하는 것이 몸에 배인 것처럼 습관화 되어있다. 누구 집 아이는 어떻게 어떻게 하는 데 너는 왜 그렇냐는 식이며, 형은 책도 잘 읽고 공부도 잘 하는데 너는 매일 놀고 언제 공부할 거냐며 비교한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한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쌍둥이도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며 잘 하는 것이 다른데 어떻게 나이도 다르고 성격이 다른데 똑 같이 할 수 있겠는가? 또한 다른 집의 아이와는 부모도 다르고 부모의 성격과 부모의 능력이 다른데 어떻게 똑 같이 비교할 수 있을는지… 왜 우리 부모들과 어른들은 꼭 비교를 하려 들고 다름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까? 가끔 나는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가 아이였을 때는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생각해보자고 한다. 그런데 이제 어른이 되고 나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려고 하지 않고 있지나 아닌지도 말이다.

요즈음에는 학부모님들이 자주 학교에 들러서 아이들의 학습에 필요한 것을 도우려고 하시는 모습을 대하면서 자주 대화하곤 한다. 그리고 아이들 나름대로의 성격을 파악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지도 않은데 부모님이 바라는 일을 하기 위해서 부모님 시킨 대로 한다면 과연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모든 부모님들이 얘기를 할 때면 수긍을 하고 동조하는 것 같은데 막상 아이를 대하고 옆집의 아이를 보면서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인생이 부모님들의 인생, 어른들의 인생이 아니다. 미래는 아이들의 세계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야할 인생이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마다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비교하는 일은 하지 말고, 각자의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에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아이들의 희망차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일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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