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병원과 나쁜 병원의 차이
좋은 병원과 나쁜 병원의 차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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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
경상대 건축학과 강사
우리가 몸이 아플 때나 위독할 때 혹은, 병 문안차 가는 곳이 늘 상 병원이다. 누구나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갈 때 마다 우리는 찜찜함을 떨쳐 벌릴 수가 없다. 일단은 대형병원이라고 해도 주차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여 같은 자리를 몇 번 돌아야 한다. 그래도 세울 곳이 마땅치 않으면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여 병원을 들어서면 엘리베이트나 계단을 마주하게 된다. 얼마 전까지 사스(SARS)의 공포로 인하여 우리들 모두는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손을 씻고 또 씻었다. 누구라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 달라져 있다. 손 소독제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모든 방문객과 환자들이 이동하는 엘리베이트 안의 버턴은 누르기 싫어도 눌러야 이동 할 수가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눈치를 하며 대신 부모가 새끼   손가락이나 옷으로 눈치를 보며 버턴을 누른다.

일주일 동안 매일 병원을 방문 하여도 엘리베이트 내부나 버턴을 소독 하는 광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환자가 기거하는 병실은 또 어떠한가. 병실소독과 화장실 그리고 환기도 자주 하여야 하나,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식사를 마친 식기통은 바닥에 뒹굴기도 한다. 어디에 둘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그 식기는 세척(?)을 거친 후 다시 환자에게 온다. 저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는 불행이다. 특히, 개인용 화장실의 경우는 누가 소독과 청소를 하는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병원의 공기는 어떠한가. 건강에 관심이 있는 가정에서는 공기 정화기쯤은 하나씩 있다. 대형병원에서는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가 않는다. 노안 때문인가…

현재의 종합병원이나 대형병원들은 화재 시에도 대단한 취약점을 안고 있다. 즉,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트 등이 함께 붙어있는 구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공간적 구조는 무척 위험하다는 것이다. 위층에서 화재가 날 때보다 저층에서 화재가 날 때가 더 위험한데, 화재 시 엘리베이트는 멈출 것이고 함께 붙어있는 비상계단은 제 구실을 못 할 것이 자명하다. 잘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은 고스란히 화를 입게 된다. 그래서 새로 신축하는 병원에서는 엘리베이트와 비상계단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비상 전원이 제때 들어온다면 피해가 적겠지만 지금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병원 응급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야겠다.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 등등은 슈퍼 박테리아의 종류들이다. 전국에 있는 상급 종합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수는 열거된 순서대로 수천 건에서 수백 건에 이른다. 이는 2010년 12월 30일부터 전면 시행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진행 중인 통계이다. 이 슈퍼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기존 항생제로는 잘 죽지도 않기 때문에 감염된 환자는 대부분 폐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는 무서운 병인데, 특히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는 온갖 감염을 심화시킨다” 라고 알고 있다. 이러한 VRSA(황색 포도상구균)이 널리 퍼질 경우 맹장염, 제왕절개 같은 간단한 수술에도 마음 놓고 할 수가 없다고 경고를 한다. 우리는 최고의 시설을 잘 갖춘 상급 종합병원에서 조차 슈퍼 박테리아의 감염을 피할 수 없다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질병 관리 본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종합병원 자체의 잘못이 더욱 큰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종합병원과 소규모 병원이나 의원 등은 철저한 병원 위생에 만전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환자들에서 나온 의료 폐기물 등이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지하 주차장이나 어두운 곳 등에 아무렇게 펼쳐져 있는 것도 위생상 좋지가 않다. 철저한 위생 관리는 병원에서 늘 상 생활하는 의료인이나 환자, 보호자 모두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바로 병원의 철저한 위생이다” 는 생각으로 국민을 위하는 병원이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들 모두는 수풀이 우거진 동산 같은 병원에서 편안하고 안정된 진료를 받고자 하는 작은 소망들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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