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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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아이스케키는 원래 이름이 팝시클(popsicle)로 1905년 미국인 프랭크 에퍼슨이 개발하여 1920년대 중반 대만을 거쳐 일본에 상륙한 후 1950년도 한반도에 들어왔다. 여름이면 골목마다 구성진 아이스케-키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사각통 메고 다니며 나무 꼬챙이 꽂힌 얼음과자를 팔았다. 코 묻은 돈 내밀면 드라이아이스 김 자욱한 통에서 케키를 꺼내줬다. 분말 주스를 물에 타 얼렸을 뿐이어도 달고 시원했다. 10여년간 어른아이 모두가 즐기던 여름 주전부리였다. 1962년도 삼강하드가 나오면서 아이스케키는 차츰 거리에서 사라졌다.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생산을 시작했고 1970년 브라보콘을 출시 이때부터 빙과류 시장은 아이스케키 하드에서 아이스크림 중심으로 바꾸어졌다. 여름철만 되면 골목길을 누비며 길게 뽑아대던 아이스케키가 질 높고 값싸며 종류가 많은 아이스크림에 밀려나 이제는 자취도 없다.


빙수도 여름 호사였다. 재봉틀 비슷한 기계에 얼음 물리고 옆 바퀴를 손으로 돌리면 얼음이 돌아가면서 아래 대팻날에 깎여 눈처럼 그릇에 쌓였다. 고명은 미숫가루와 식용 색소 같은 빨강 노랑 등 시럽을 뿌린다. 팥빙수는 달콤한 팥과 고소한 우유 차진 인절미가 기막히게 어울려 체온을 내리고 더위를 식힌다. 얼음 가는 무쇠 삭빙기(削氷機) 바퀴 돌려 갈아낸 빙수는 입자가 거칠다. 큰 사발에 담긴 얼음이 안 보이도록 땅콩, 건포도, 옥수수칩을 얹고 아이스크림을 고봉으로 세웠다. 뒤적여 보니 키위, 바나나, 딸기, 파인애플 등 속이 채워졌다. 팥과 우유는 별도로 넉넉하게 차려준다. 아름다운 주위 환경속에서 환담을 나누며 먹고 나면 입술이 얼얼하고 요기가 될 정도로 한참을 먹었다. 손으로 기계를 돌리면 얼음이 자동으로 갈리는 회전빙조기(回轉氷造機)가 나왔다. 빙수 장사는 5월초에 시작하여 9월말까지 이어지는 계절 장사였다.

빙수 장사는 겨울에는 군고구마, 팥죽, 만두, 우동 장사로 생계를 이어갔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먹던 팥과 미숫가루, 떡이 들어가는 것이 한국식 빙수의 특징이다.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초복부터 우물로 등목하고 평상에 딩굴며 놀던 어릴적 여름을 생각한다. 빙(氷)자 깃발 메단 가게에서 얼음 한 덩어리 사와 바늘로 쪼개 띄워먹던 수박화채 거리의 아이스케키와 보리 냉차와 달걀 얼음과자와 빙수가 가게에서 사 먹는 것과 그 맛이 다를까.

우리 조상들의 여름미각을 돋우어 주는 식품으로 삼계탕, 보신탕 보다도 수제비와 콩죽, 칼국수를 우리 조상들이 전수한 식품으로 여름미각을 돋우어 주는 식품으로 여겼다. 입맛이 떨어지는 계절미각을 돋우는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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