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문화
음주 문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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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우리나라에서 안주없이 테이블위에 멸치 몇 마리 또는 새우과자와 소주병이 있다면 주당이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유럽 선진국에서는 간단한 안주만으로 술자리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맥주, 와인을 마실 경우 푸짐하거나 거창한 안주가 아닌 신선한 과일이나 샐러드, 치즈, 돼지다리를 절여 말린 하몽 또는 살라미만으로도 즐거운 음주시간을 즐길 수가 있다.

오래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맥주 한잔하기 위해 들린 영국의 작은 술집인 펍(Pub)을 들린 적이 있는데, 혼자서 책을 보거나 다트게임을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서너 명끼리 간단한 감자 칩으로만 담소를 나누는 것을 보게 되었다. pub이란 public House의 약자인데 ‘대중적인 집’이란 뜻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들어와서 맥주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pub의 오픈시간은 대낮부터 맥주를 마실 수 오후 11시부터 시작하지만 마감은 저녁 11시~12시에 종을 치면서 일찍 문을 닫는다.

우리나라 술 문화는 배부르게 고기를 굽거나 메인 안주와 함께 술을 잔뜩 먹고 식사를 하고, 다시 2차로 이동하거나 노래방에 가서 맥주에 소주를 타서 부어라 마셔라 취해야만 끝나는 것이 우리나라 술 문화다.

영국의 펍과 우리나라 선술집은 비슷하지만 문화는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도 문제가 되지만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할 것이 음주문화이며 비슷한 맛의 소주와 맥주와 같은 술의 종류다.

영국의 펍에는 맛이 다르고, 개성이 있으며 역사가 있는 수십 가지의 맥주가 가득하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맛의 즐거움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맛의 즐거움보다는 술에 본질적인 취함의 문화가 형성되어 음주로 인한 폐단이 많다.

일제침략으로 전통주가 사라지고 새마을운동으로 희석주가 차지하는 현시대지만, 지금부터라도 전통주와 발효주를 살려 맛의 즐거움을 국가차원에서 이끌어 가야만이 선진국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저녁이 되어도 후덥지근하다.
너무 더운 날에는 목 넘김이 좋은 시원한 라거 보다는 쓴맛과 과일향이 풍부한 IPA 맥주 한잔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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