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의 다양성 - 막걸리 III
음료의 다양성 - 막걸리 III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9.1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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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막걸리가 재미있고 좋아하는 이유는 유통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현 시중에 판매되는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은 10일 정도이고 전국으로 판매되는 대기업의 살균 막걸리는 한 달 또는 1년이다.

대한민국 국민 술인 소주는 유통기한이 없다.

소주 외에도 알코올 함량이 높은 증류주나, 희석 술은 유통기한이 없고 맥주에는 품질유지기간이라 하여 6개월 기한을 두지만 저온에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이라면 맛의 변질이 적어 사실상 유통기한은 없다.

막걸리 유통기한이 짧다는 것은 맛의 변화가 많다는 뜻이고 매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막걸리를 지게미와 흔들어 마시는 방법과 막걸리의 청주부분만 마실 수 있는 방법의 다양성이 있다.

막걸리는 자고로 흔들어 마셔야 한다고 하는데 그날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지게미와 흔들어 마셔도 좋을 것이지만,

​미각의 즐거움을 즐기고자 한다면 맑은 청주만 마셔도 포만감과 다양한 맛로의 즐거움을 같이 누릴 수 있다.

보통 지게미에 건강에 좋은 성분과 유산균을 같이 마실 수 있다하여 흔들어 마시기도 하는데 건강에 좋다는 지게미라도 많이 마시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적게 마실 것을 권하고, 막걸리 청주라도 반잔 정도가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막걸리 청주를 세잔에 나눠 따르게 되면

첫 번째 따른 맑은 색의 청주에 맛은 신맛이 많고 깔끔하고 섬세하고, 둘째 잔은 첫 번째 잔보다 약간 더한 단맛과 신맛을 즐길 수 있고, 세 번째 잔은 단맛과 신맛, 쓴맛 등 밸런스를 갖춘 맛을 즐길 수 있다.

제조된 날로부터 막걸리 익어가는 시간에 따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당일 생산된 막걸리는 다소 거친듯한 신맛과 쓴맛이 나지만 3일을 지나면 사과, 포도 같은 신맛과 배의 단맛과 쓴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숙성을 지나게 되면 아린 쓴맛과 묵은 향이 날 수 있고, 상온 보관시에는 막걸리는 초산으로 바뀌어 막걸리로서 생명을 다해 막걸리 식초로서 사용할 수 있다.

오래전 지인과 남해 갈치회를 맛볼 수 있었는데 너무 맛있어 무엇이 들어갔냐고 물어보니 막걸리 식초로 버무렸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살아가면서 부족함을 하나씩 깨우치는 즐거움이 있듯이, 문득 잘 익은 막걸리를 접하면 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 행복함이 밀려오고, 혼자 마시려다 남겨둔 잘 익은 막걸리를 손님상에 내 놓는 주인장을 만날 때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과 따뜻한 정을 가득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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