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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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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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장
각 언론 매체들이 학생들의 체력저하에 대하여 일제히 염려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체력 1등급 초등생은 1.6%에 불과하며 정부가 나서서 주말마다 운동을 시킨다는 보도다. 전국 초등학생 체력 평가(PAPS) 1등급 비율은 2009년 2.2%에서 2010년 1.6%로 감소하고, 3등급 이하 비율은 65.5%에서 66.7%로 증가했으며, 고등학생들도 1등급은 2001년 20.5%에서 작년 16.1%로 감소했고, 체력이 가장 낮은 5급자 비율은 11.3%에서 19.2%로 증가했다고 한다. 새삼스런 일도 아니고, 예상하지 못한 일도 아니다. 사교육 열풍과 게임 중심의 놀이 문화 영향도 있겠지만 교과부의 교육과정 정책이 자초한 면이 크다고 본다. 한쪽만 보는 정책의 예견된 부작용을 또 다시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체육교과는 놀이중심으로 바뀌었고, 체력검사기준이 완화되고, 수능에 체력검사 점수가 배제되고, 집중이수제라 하여 한꺼번에 몰아하더라도 시간만 채우면 되도록 고친 것은 교과부다. 그 결과 전국 3,673개 고교 가운데 여섯 학기 내내 체육수업을 편성한 학교는 지난해 54.3%에서 올해 32.1%로 크게 줄고, 네 학기만 체육 수업을 하는 학교가 42%로 가장 많았으며 세 학기만 하는 학교가 7.4%, 두 학기만 하는 학교는 10%라고 한다. 교과 수업시수를 증감하도록 함으로서 결국 예체능 교과에서 수업시수를 감축하고 영ㆍ수ㆍ국에 증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체능교과의 시수감축을 금하는 공문서를 내려 보낸 곳도 교과부다. 이렇게 영ㆍ수ㆍ국만 존중하는 나라다 보니 예체능은 교과 취급도 받지 못하는 것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 조차 예체능 보다는 영ㆍ수ㆍ국에 힘써 입시에 미리미리 대비했으면 하고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다.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하면 자외선에 피부 탄다고 전화하는 학부모가 있는가하면, 체육 선수 훈련은 학원가야 한다는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히기 일쑤다. 상당수 체육 수업이 체육관에서 이뤄져 운동량이 차이가 나기도 한다. 놀 때는 게임을 한다. 이런 상황들이 체력 저하를 가져왔다고 본다. 아이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학부모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관심사가 아닌듯하다. 입시에 밀려 정작 소중한 것들이 유명무실해 진 것이 어디 체육뿐이겠는가.

토요일을 스포츠데이로 지정해 자율적 체육 활동을 장려하고, 대규모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를 여는 등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교과부지만 실천하는 것은 학교요 학생이다. 훗날 즉흥적 시행으로 또 다른 부작용을 확인하는 일이 없도록 학교나 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세심한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고, 자율적으로 즐기면서 체력도 길러지는 스포츠데이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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