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기대, 배구ㆍ배드민턴부 해체 위기
경남과기대, 배구ㆍ배드민턴부 해체 위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09 17: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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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경남과기대의 배구부와 배드민턴부가 해체 위기에 놓였다. 2009년 창단되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대학 체육부가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받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사(枯死)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경남과기대는 최근 2017학년도 정원감축과 관련하여 자유전공학부를 폐과한다고 결정하여 이미 교육부에 폐과와 관련된 공문을 제출하였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왜 자유전공학부의 폐과와 체육부 해체와 관련되는지에 대해 상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현재 경남과기대 체육부에 소속된 배구부와 배드민턴부의 선수들은 모두 자유전공학부(스포츠과학트랙)에 소속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입학과 졸업이 자유전공학부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말이다. 팀을 맡고 있는 배구부와 배드민턴부의 감독들은 해마다 우수한 선수를 스카웃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좋은 선수의 스카웃은 곧 팀의 성적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수 선수의 입학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선수들과 감독들은 그들의 존재 가치를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면, 창단 이후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2013년 제94회 전국체전에서의 배구부 우승은 체육사에 기록될 만한 경기였다. 전국 체전 사상 지방대학이 그것도 창단 5년만에 우승의 쾌거를 이루면서 선수 개인과 감독 더 나아가 경남과기대의 이름이 한없이 높아졌던 것이다. 짐작컨대 경남과기대가 어디에 있는지? 일반대학인지 전문대학인지? 배구부가 있는지? 100년 넘는 전통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던 가운데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 값졌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배구부가 자유전공학부 폐과와 함께 해체될 위기다.

대학본부의 관계자는 경상남도와 진주시 체육회의 지원이 계속되는 한 주간과 야간을 통해서 선수를 선발하여 운영할 의지가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체육인의 한사람으로 걱정스럽다. 체육부의 운영이 의지만 있다고 운영되는가? 만약 대학의 책임있는 행정적인 지원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것이 체육부의 운영이다. 행여나 엘리트 선수로 구성된 체육부를 동아리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되는 것은 과연 혼자만의 기우(杞憂)일까? 운동만 한 선수를 어떻게, 어떤 학과에 입학시킬 것인가? 그렇게 입학시킨 선수를 어떻게 체육학사(體育學士)로 졸업시킬 것인가?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답이 없는데 누군가는 그 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정말 제대로 있는 현실을 바라보고 있길 바랄 뿐이다.

우리는 기억한다! 2010년 10월 9일 진주실내체육관(제91회 진주 전국체전)에서의 열기와 함성을! 이날은 창단 이후 경남과기대 배구부가 처음으로 경남대표로 시합에 출전했을 때다. 대학부 다음 여고부 경기를 앞두고 단체 응원을 왔던 선명여고생들의 “경남과기대! 경남과기대! 경남과기대!”라고 외치던 그날의 함성이 아직도 가슴 찡하고 뭉클하다. 그날 그렇게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여고생들이 이미 우리 대학의 동문이 되었다. 또한 지난 9월 7일 오후 2시 우리 대학 체육관에서 펼쳐졌던 경기대와의 KBS 1TV 생중계는 어떤 감동을 주었던가! 이렇듯 스포츠를 통한 감동과 하나됨은 체육부만이 할 수 있는 몫이다. 체육부는 운동으로 구성원의 자긍심을 고취함으로써 자신과 대학에 그들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 진주는 ‘배구의 도시’다. 일찍이 진주 동명고와 선명여고는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배구 명문고교이다. 대학에 체육부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종목의 초, 중, 고등학교에서의 학교체육과 지역 체육발전 뿐만 아니라 국가 체육 발전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기에 대학본부의 책임있고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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