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 빗속의 축제
화개장터, 빗속의 축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6 19:1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11월 13일 금요일에는 비가 왔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가운데 화개장터에서는 빗속의 축제가 펼쳐졌다. 화개초등학교 어린이들의 2015학년도 학예발표회가 ‘화개동천 별천지 꽃피는 땅의 초록향기 축제’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열린 것이다. 그런데 화개장터에서 어떻게 열렸을까? 하고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화개장터에는 ‘문화 다(多)방’이라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회의를 하거나 모임을 하는 곳인데 옆의 문을 다 열어젖히면 밖에서 볼 수 있고 그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인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그래서 그 공간에서 축제가 열린 것이다.


그러니까 작년의 학교 학예회 축제를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였다. 우리학교는 강당이나 체육관이 없다. 그래서 모든 모임이나 활동은 다목적실인 ‘목련관’에서 한다. ‘목련관’은 다른 일반 교실보다 조금 크게 만든 공간이다. 물론 학예발표회도 ‘목련관’에서 하였다. 그런데 무대가 작아서 아이들이 공연을 발표하기에는 많이 작았다. 또한 공연을 보는 분들도 학부모와 친척 분 들 뿐이어서, 학생들 수가 적은 우리 학교로서는 참관객 수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학교 안의 학교활동일 뿐이었다. 나의 학교 경영관하고는 조금 차이가 났는데, 나는 학교를 학구내의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보다는 조금 더 넓고 큰 공간에서 아이들이 표현활동을 보여 주면서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화개장터에서의 축제 한마당을 펼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우리학교의 주변 환경을 고려해서 생각해낸 것이었다. 학부모님들과 운영위원님들께 다양한 각도로 문의하고 말씀드린 결과 모두가 좋은 축제가 될 것 같다고 호응을 해주었다.

2015학년도를 맞이하여 학교교육과정에 학예발표회의 일정을 넣고 담당선생님께 화개장터에서 하도록 계획을 한번 만들어보도록 했는데, 처음에는 화개장터 어디에서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답사를 통하여 공연 발표회를 갖을 수 있는 공간이 우리 학교 보다는 좀 더 넓은 곳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하동군청에 사용허가 공문을 발송하는 등 학예발표회 준비를 착착 진행하였다. 축제의 명칭도 새롭게 하기 위하여 하동군 화개면지를 공부하여 화개의 명칭이 왜 생겼는지 알아보고 ‘화개동천 별천지 꽃피는 땅 초록향기 축제’라는 명칭으로 현수막을 만들고 모든 교직원들이 힘을 모아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축제를 하는 날에 비가 온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계획했던 13일에 맞추었기 때문에 순연을 한다는 것도 탐탁치 않았다. 운영위원장님과 학부모회장님과도 협의하고 하여 그대로 진행을 하기로 하였고, 본교와 분교에 있는 천막을 모두 가져가서 설치를 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13일 아침부터 교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천막을 치고, 의자를 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오후 2시에 맞추어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해 놓고 기다리니 학부모님들도 많이 오시었고, 내빈들도 참석해주시어 격려를 해주었다. 물론 화개장터를 찾은 관광객도 참관을 하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축제는 빗줄기를 오락가락 하게 하면서 가을의 정취에 한층 덧 붙여 마음을 녹아들게 하였다. 사회는 학부모님들께 희망을 받아서 하려고 안내장까지 발송을 하였으나, 신청하신 분이 아무도 없어서, 결국 안을 낸 것이 교장과 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이 하기로 하여서 부탁을 드리니 흔쾌히 동의를 해주셨다. 약 2시간에 걸쳐서 공연은 펼쳐졌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사회자들의 진행으로 비가 오는 가운데 화개장터에서 펼쳐진 아이들의 멋들어진 축제 한마당은 락밴드의 ‘화개장터’라는 음악으로 끝을 맺었다. 정리를 하는 교직원들도 힘을 모아서 하니 금방 원위치를 되돌려 놓은 듯 했다. 아이들의 추억의 한 장을 수놓은 축제가 된 듯 하였고, 학부모님들도 좋은 축제였다고 마음을 모아 주니 좋았다. 특히 화개장터 상인번영회 회장님 이하 여러 관계자 분들의 적극적인 뒷바라지도 감사할 뿐이다. 화개초등학교가 화개면의 학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이번의 축제 한마당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합해져서 자신의 꿈을 향해가는 하루 하루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