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0)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0)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9 18: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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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부/시인·수필가

처음 만난 날 - 2 

 
그이가 가슴으로 감싸 안는
따스한 손길에 지천이 흔들려
오묘한 어지럼증에 취한 듯
육신은 가물가물 중심 잃고서
풍덩 무의식의 호수에 빠져
아스라이 깊은 곳 가라 앉아
불꽃으로 달구어져 타올랐다
 
아,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나는 인연의 끈 이대로
세상을 마감한다 해도
여한이 없겠거니 벅찬 흡족함
영원히 꽁꽁 동여매이고 싶어라
 
단풍 속 환희의 빛 사랑이
겹겹이 쌓이는 행복한 만남
내 영혼 송두리째 도둑맞은 날
착하고 어설픈 순진한 생명이
전광석화보다 빠르게 불타는  
사랑의 포승줄에 똘똘 묶인 날
그이와 첫 만남 순간 일어난
내 생애 최고의 사고였다.


자녀 육아와 부모의 책임-2

얼마 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국제테러조직이 일으킨 비참한 사건으로 수많은 무고한 사람이 희생당했다. 이제는 연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 경악스러운 테러는 참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악몽이며 비극인 것이다. 이러한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인들의 살육과 테러행위를 멈출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은, 사랑과 평화를 위한 인간주의 정신을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필수적으로 뿌리고 가꾸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사용한 수단이 달성한 목적의 성질을 결정짓는다.”라고 외친 인도의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 이 위대한 정신의 말보다 더 뛰어난 대화와 평화를 향한 말은 없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고뇌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까? 하고 생각하는 자녀로 성장시키는 책임이 우리들 부모에게 전적으로 있음을 외면 않기를 바란다. 나와 내 자녀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초 이기주의 사고방식을 하루속히 폐기해야 함께 잘살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됨을 자각했으면 한다.

아이들의 세계에는 세상 어른들이 교묘하게 꾸며놓은 허식이 없다. 순순한 생명과 생명의 맑고 깨끗한 그대로의 교류가 수채화처럼 수놓아져 있어 참으로 상쾌하고 향기롭다. 허풍과 사치와 허영심을 거부한 실상의 세계라고 할까. 자유롭고 발랄하게 서로 거짓 없는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눈동자의 세계는 밝고 맑은 세계이다. 이러한 아이들과 함께 할 때면 언제나 희망에 넘치고 미래로부터 우렁찬 새 생명의 파도 소리를 듣는 듯한 생각에 잠긴다. 이러 하듯 순수 무궁한 어린 새싹들에게 각자 개성을 살려주고 특성을 발휘하게끔 가르치고 이끄는 가정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립을 골격으로 한 가정교육은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스스로 실천해보고 자각하여 몸과 마음에 배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꾸중 듣는다 등등 길들이기만으론 올바른 자립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향(前向)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가르침도 필요해 진다. 가령 자식이 남에게 폐를 끼치면 꾸중만으로는 안 된다. 바로 폐를 끼치게 된 사람에게 스스로 가서 사과를 하고 오게 해야 한다. 이렇게 자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자식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다.

부모의 책임으로서 자식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에 이르면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점을 지적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대전제로서 자식에게 어떻게 접촉하고 자식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아이라고 해도 각자 인격체이며 독립된 인간이라는 전제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결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한 개인의 인격체로서 애정과 정서가 풍부하게 육성되어 가도록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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