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향가 '진주 아리랑'
애향가 '진주 아리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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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석/시인ㆍ전 배영초등학교장
이 땅의 사계절은 너무 아름다워 세계인들의 칭송을 받기에 부끄러움이 없다.

‘유엔의 날’ 기념 공연에서 명창 장사익이 부른 ‘봄날은 간다’는 가사의 훌륭함은 말할 것도 없고 절절한 노래 맛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다. 이어서 부른 아리랑에서는 그 감동이 더해져서 눈물까지 흘렸다.

나는 별스런 생각으로 ‘가을은 간다’라는 가사를 써서 ‘봄날은 간다’라는 곡에 맞추어 어설픈 노래를 불러보고 노란 은행잎이 거리를 덮는 이 가을이 저만치 멀어져 감을 애태워 본 적이 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개한다.

앞은 ‘봄날은 간다’이고 뒤는 ‘가을은 간다’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오색빛 단풍이 바람결에 떨어지더라. 오늘도 눈물을 글썽이며 다람쥐 까불대는 산언덕 길에 억새 피면 같이 웃고 억새 지면 같이 울던 못 잊을 그 추억에 가을은 간다. 새하얀 돛단배 물에 떠서 흔들리더라. 오늘도 옛사람 기다리며 산그늘 덮여오는 나루터 길에 물새 날면 서로 웃고 물새 자면 서로 울던 철없는 그 사랑에 가을은 간다.

진주에 살면서 이곳을 사랑하지 않는 이 어디 있으랴. 굽이굽이 적당히 솟아오른 산봉우리와 그 틈을 비집고 은하수처럼 구불구불 흘러가는 남강과 촉석루는 말할 것도 없고 진양호반의 석양을 바라보며 한 잔의 차를 기울이면 막힌 속이 툭 터져 후련하기가 이를 데 없다.

서두에 아리랑 이야기를 끄집어냈지만 대표적인 ‘아리랑’ 외에 지역의 특색을 노래하고 고향 사랑의 마음이 울컥해질 때면 부르는 지역의 아리랑 노래가 수없이 많다.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울산아리랑’ 하나 같이 멋진 노랫말로 씌어진 노래들은 좋은 일이나 궂은일이나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애향가들이다.

이 고장 음악인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 멋진 ‘진주아리랑’ 하나 만들어 달라고. 각종 축제 때나 시민의 날에 강물 위에서 대나무 숲에서 시민의 입에서 노래가 분수처럼 쏟아지게 하자고 말이다.

제안자로서 그 간절함을 담아 몇 년 전에 이런 가사를 써본 적이 있어 또 한번 얼굴 붉히며 소개한다.
월아산 밝은 달 넘실넘실 흐르는 남강물에 고운 얼굴 비추면 잊었던 낭군이 진주라 천리 길 달려온다. 비봉산 봉황의 날갯짓에 천지가 밝아오고 망진산 봉수대에 횃불은 찬란하구나. 진주 사람아 진주사랑 노래를 부르자.

아리랑 아리랑 진주 아리랑. 사랑하는 부모형제 터전 일구어 물려주신 삶의 터 아름답구나. 대대손손 이어 가세 푸른 하늘 호수에 잠겨 고요한 바람 일어 평화롭구나. 진주 사람아 진주사랑 노래를 부르자. 아리랑, 아리랑 진주 아리랑.

석류꽃 닮아 꿋꿋한 절개 의암 바위에 새기고 촉석루 그림자 아래 기대어 낚싯대 드리운 사람아 여기가 진정 우리의 꿈이 자라는 진주 아니냐. 진주 사람아 진주사랑 노래를 부르자. 아리랑 아리랑 진주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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